자료/한국석유공사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최장 기간 연속 상승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정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계속되는 기름값 인상으로 서민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다섯째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59.6원으로 전주보다 4.3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8월 첫째주부터 27주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며 최장 기간 연속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장 기록은 2010년 10월 둘째주부터 이듬해 4월 첫째주까지 26주다.
국내 기름값은 앞으로 2~3주간 최장 기록 경신을 거듭할 전망이다. 국내 기름값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 가격이 지난 달 한주도 빠짐없이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시장의 보통휘발유(92RON) 값은 1월 첫째주 리터당 499.49원에서 1월 다섯째주 528.22원으로 5.7% 뛰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싱가포르 시장의 가격에 연동해 2~3주 시차를 두고 늦게 반영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름값은 이달 중순 이후까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원료인 국제유가가 최근 미국 원유 재고량과 시추기수의 증가로 상승세가 주춤해진 분위기가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휘발유 값이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업계는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기름값 상승으로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면 휘발유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어서다. 특히 싱가포르 시장 가격을 반영하는 기간동안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폭리를 취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 있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름값은 아직 소비위축을 불러올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다만 '최장 기간 상승'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장 기간 연속 상승했던 2010~2011년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가격 상승 기간이 긴 탓에 자칫 소비자 불만이 늘어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기름값은 2010년 10월 둘째주부터 2011년 4월 첫째주까지 26주간 272.57원, 지난해 8월 첫째주부터 지난달까지 27주간 120.25원이 각각 올랐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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