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2부 최용민 기자.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2일 차세대 수소차 ‘넥쏘’를 이용해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약 190km에 달하는 고속도로 구간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렸다. 수소차를 이용해 자율주행에 성공한 것은 글로벌업체 중에서 현대차가 처음이다.
이번 시험 차량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으로 ‘4단계’ 레벨을 갖췄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는 수소차와 자율주행이 만났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현대차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자율주행을 위해 1회 충전으로 609km를 갈 수 있는 수소차를 선택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넥쏘를 직접 시승하며 미래차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아주 빠르게 운행하면서 앞차와 거리를 맞추고 차선을 바꾸고 하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고 감탄했다. 미래차 기술과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한 현대차 입장에서 일단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감탄이 실질적인 정부의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특히 수소차는 현대차가 글로벌시장에서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다. 1세대 수소차도 현대차가 글로벌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했다.
그러나 현재 수소차에 대한 지원은 우리 정부보다 일본과 중국이 더 적극적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수소차를 4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중국 정부도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우리정부는 지난 2일 자율주행 등 미래차에 오는 2022년까지 3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정부발표를 보면 전기차를 중심으로 투자 계획이 짜여 있을 뿐 수소차는 빠져 있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 투자도 전기차에 집중된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수소차 충전소 부족은 시급히 해결해야 되는 문제다. 현재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에 연구용 5곳을 포함해 12곳 뿐이다. 올해 계획대로 확충해도 36개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일본은 현재 100개 이상의 수소차 충전소를 갖췄다. 현대차는 올해 여주휴게소를 시작으로 향후 정부 및 지역자치단체, 민간 에너지 업체와 함께 전국적인 충전소 인프라를 갖춰나갈 예정이다. 충전소 한 곳을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20억~30억원 수준이다. 정부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인프라 확충이 힘든 상황이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방향을 정확하게 잡고 갈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수소차보다 전기차가 더 많이 선택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충전소 부족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도 대부분 화석 연료로 생산된다. 이 때문에 진정한 친환경차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수소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평가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충전 문제만 해결되면 친환경차 시장은 수소차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수소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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