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계재단 사무국장 기소…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결정 방침
50억대 횡령·배임 등 혐의
2018-03-04 14:12:11 2018-03-04 14:12:1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을 재판에 넘겼다. 핵심 측근을 기소하면서 가족을 조사한 검찰은 이번 주 내에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 2일 이 국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국장은 2009년부터 2013년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 자금 10억8000만원, 다스 협력사 ㈜금강 자금 8억원을 빼돌리고, 2017년 12월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가 설립한 에스엠의 자회사 다온에 홍은프레닝 자금 40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검찰이 제출을 요구한 불법 자금 장부를 훼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특히 이 국장은 2008년 정호영 특별검사팀 수사 때와는 달리 최근 검찰 조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5일 이 전무를, 이달 1일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다스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회장도 검찰 조사에서 특검 조사 때와 다르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다스의 지분은 이 회장이 47.26%,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의 아내 권영미씨가 23.6%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지난달 5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과 2010년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구해 김 전 기획관이 2억원씩 총 4억원을 수수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김 전 기획관을 거쳐 박재완 전 정무수석에게 2억원을 전달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005930) 법무실 전무에게 약 14억원,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약 8억원을 전달한 의혹에 대해 지난달 26일 이 전무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2008년 4월 제17대 총선 전 이 전 대통령에게 공천 헌금을 전달한 정황도 포착해 1일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을 조사했다.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 50명 중 안정권인 7번을 배정받아 당선돼 그해 5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의원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다스와 관련한 삼성전자의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15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다스는 2003년 5월부터 전 BBK 투자자문 대표 김경준씨를 상대로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하던 중 2009년 미국의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를 선임했지만, 이후 다스가 아닌 삼성전자가 그해 3월부터 10월까지 소송 비용 40억원 상당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다스는 결국 2011년 2월 승소해 투자금 전액을 송금받았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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