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 추천 사외이사' 또 주총 문턱 못 넘나
의결권 자문기관 ISS, 노조 추천 권순원 교수 사외이사 선임 반대
2018-03-15 15:15:25 2018-03-15 15:15:25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작년 KB금융(105560)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가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했던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가 이번에도 또다시 반대 입장을 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오는 23일 열릴 KB금융 정기주주총회 안건 중 KB노협이 제안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ISS가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반대를 권고한 이유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전문성 다양화 때문이다.
 
ISS는 "HR 전문가인 권 교수의 전문성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HR보다는 재무, 법, 소비자보호 분야의 전문성 보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ISS는 "권 교수가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회사 이사회 활동 경험이 없어 이사로서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KB노협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다. 그는 미국 뉴욕주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사, 조직관리, 노사관계 분야 전문가로 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해 참여연대와 한국노총,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바 있다.
 
지난달 9일 KB노협이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에 전달할 당시 KB노협 측은 권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할 것으로 낙관했다. 작년 11월 임시주총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으나 외국인 주주들의 표를 얻지 못해 부결됐지만 이번에는 자격요건을 충분히 검토했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은 "외국인 주주들은 주총안건분석기관의 권고에 따라 표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전에는 ISS의 반대로 찬성이 적었다"며 "이번에는 ISS 등 분석기관들의 반대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노조 측의 예상과 달리 ISS가 이번에도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하면서 KB금융 지분의 70%가량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이 이번에도 선임에 반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ISS는 KB노협이 제시한 사추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토록 한 정관변경 안에 대해서는 독립성 제고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며 찬성 의견을 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날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최고경영자(CEO)를 배제하도록 해 KB금융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사에서도 노조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하려 시도하고 있는 상황인데 실제로 선임되기까지는 아직 문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지난달 7일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에 권순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 등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국민은행 노조(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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