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금호타이어노조 만났지만…"입장차만 확인"
1시간30분 간 비공개 면담…노조 “계획된 투쟁 진행할 것”
2018-03-19 17:48:17 2018-03-19 17:48:17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073240) 노동조합을 만나 해외매각 방안에 대한 설득에 나섰지만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채권단은 해외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앞으로 8시간 부분파업은 물론 산은 앞 1박 노숙투쟁 등을 통해 투쟁의 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직 직원 대표단은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하는 뜻을 밝히면서 금호타이어 정상화 논의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19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조삼수 금호타이어 대표 지회장 등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1시간30분 가량 광주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비공개 면담을 했다. 당초 이 회장은 지난달 23일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보도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싶다면서 노조가 제안한 면담 요청을 거절했지만, 이후 채권단의 해외매각 방안이 노조의 강력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자 직접 대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면담에서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의견차이만 확인했다. 노조 관계자는 “예상은 했지만 이 회장은 해외자본 유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노조의 동의를 요청했다”면서 “양측이 대화를 나눴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뚜렷한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채권단과 대화는 이어나가겠지만 해외매각 방안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다음날부터 예정된 투쟁 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우선 20일, 22일, 23일 8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하며, 24일에는 전 조합원이 광주 금남로 부근에서 개최되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철회 1차 범시도민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20일에는 산은 앞에서 조합원 수백명이 참여한 1박2일 노숙투쟁도 진행한다.
 
반면에 채권단은 오는 30일까지 노사가 자구합의안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현 상황을 감안하면 채권단과 노조 간 갈등으로 인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한편, 금호타이어 일반직 직원들은 이날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의 뜻을 밝히면서 생산직 직원들과 정반대의 의사를 나타냈다. 생산직을 제외한 금호타이어의 일반직 직원은 약 1500명이며, 이들은 최근 일반직 대표단을 결성했다. 지난주 실시된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에서 응답률은 71.5% 였으며, 참여 인원의 97.3%가 찬성했다.
 
일반직 대표단은 성명서에서 “회사는 현재 일시적인 경영난에 의해 회사가 법정관리와 외자유치라는 양자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경영난의 원인과 책임소재에 대한 공방은 잠시 보류하고 지금은 구성원 모두가 일치단결해 일터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정관리는 최악의 선택이며, 법정관리를 개시하는 순간 현재 협의 중인 노사자구안보다 훨씬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받게 된다”면서 “해외매각 이후 고용의 불안정과 기술유출에 따른 ‘먹튀’ 우려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해외자본을 통해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다진다면 다시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오른쪽)이 19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노조 집행부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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