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이 주도하고 있는 8조원 규모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든다. 새로운 후발업체 등장으로 글로벌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은 올 상반기 안에 유럽의약품청(EMA, European Medicines Agency)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HD201)의 시판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에서 3상 시험이 막바지 단계다. EMA 승인 심사는 보통 1년 정도가 소요된다. 약가협상(사보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도에 유럽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은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 치료제다. 전세계 매출 8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유럽에선 2조5000억원 정도가 팔리고 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양강구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1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로 유럽 최초 허가를 승인받았다. 이달 초부터 현지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두번째로 셀트리온이 지난 2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유럽 허가를 획득했다. 올 상반기 현지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두 회사가 유럽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사 엘러간-암젠이 지난해 3월 유럽 허가를 접수해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은 4번째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화이자제약도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어 경쟁구도다.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은 유통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글로벌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영업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조5000억원 규모 미국 허셉틴 시장은 2019년까지 오리지널의 특허가 남아 있어 바이오시밀러 상용화를 막고 있다. 바이오콘-밀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엘러간-암젠이 미국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HD201은 한화케미칼이 개발하던 바이오시밀러다. 한화케미칼은 10년 간 진행하던 바이오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하고 HD201과 HD204(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판권을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으로 넘겼다.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은 싱가포르 회사로 2015년 한국법인이 설립됐다. 개발이 어느 정도 진척된 바이오시밀러를 인수받으면서 비교적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HD204는 호주에서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호주 식약청으로부터 3상 사전 승인을 받았다. 3상을 바로 진행해도 된다는 것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1상을 완료하면 바로 3상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지널약인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아바스틴'은 7조6000억원 규모 매출을 보이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은 두 제품 외에 휴미라(17.5조원), 엔브렐(9.7조원), 레미케이드(8.7조원), 리툭산(8조원) 바이오시밀러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HD201과 HD204 상용화에 R&D를 집중하고 있으며 나머지 파이프라인은 개발 초기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연이은 특허만료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신규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가세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5년 27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0년 304억달러(약 34조원), 2025년 663억달러(약 7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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