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성공…안팎 과제 산적
채용비리 의혹 사정당국 수사중…노조 사퇴 압박도 난관
2018-03-25 12:00:00 2018-03-25 12: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일한 사내이사로 선임돼 그룹 내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채용비리 의혹을 비롯해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직간접적인 사퇴 압박이 계속되고 노동조합 역시 김 회장의 의혹에 대한 검사 또는 수사 결과에 따라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하나금융 주주총회에서는 김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비롯해 총 6개의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이로써 김 회장은 3연임을 확정지으며 오는 2021년 3월까지 3년간 하나금융을 더 이끌게 됐다. 그는 하나금융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김승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올랐다. 2015년에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큰 무리없이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비롯해 채용비리 의혹이 밝혀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도 엇갈렸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김 회장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연루돼 재선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으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역시 김 회장이 채용 및 인사비리에 대한 직간접적인 최종 의사결정권자이기 때문에 재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김 회장 3연임 찬성을 권고했다. 김 회장이 그동안 하나금융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김 회장이 험로를 뚫고 3연임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최 전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이에 앞서 드러난 채용비리 의혹의 경우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또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처벌을 받을 경우 김 회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지금보다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채용비리와 관련한 여론이 악화된 점 역시 부담이다. 그동안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여론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연루된 경우에 한정됐으나 최근에는 이와 상관없이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최 전 원장 등 작년부터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금융권 수장 중 상당수가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지난 23일에는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139130) 회장이 대구은행장 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비자금 조성 의혹을 비롯해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와 악화된 여론에 박 행장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 노동조합(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과 하나카드 노조(사무금융서비스노조 하나외환카드지부)로 구성된 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도 김 회장에 대한 사퇴 압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정한 KEB하나은행 노조 공동위원장은 지난 23일 "김 회장은 주총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연임과 관련된 주주들의 질의에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됐지만 사법당국과 금융당국의 진행 중인 검사 결과에 따라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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