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북핵 해법 엇박자 우려…청 "중재자로서 조정·타협"
2018-04-01 12:41:49 2018-04-01 12:41:49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앞으로 논의할 북핵 해법을 두고 북·미 간 이견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이 한 층 더 중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28일 방중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언급한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와 미국이 주장하는 일괄타결 방식은 큰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고 한 것은 중국도 북한과 같이 단계적 접근 및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접근해 북핵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줄곧 주장해온 북핵문제 해법인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병행)과 부합하며 미국이 말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중국이 북핵문제를 역내 지역문제가 아닌 미국과의 경쟁 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시 주석은 북중 정상회담에 대미외교 사령탑인 왕치산 국가부주석과 ‘최고 전략통’으로 불리는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을 배석시킨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이 통상문제 등을 놓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가운데 그 여파로 북미회담이 성사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등장 또한 변수로 꼽힌다. 대표적인 강경파 군사행동주의자인 그는 “북한이 (북미) 회담에서 리비아처럼 핵 포기를 하지 않겠다면 시간 벌기용 위장일 뿐”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당장 북미 정상회담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강경모드로 회귀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우리 정부는 아직 미국이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도 않은 상황에서 결론부터 내리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달 29일 “김 위원장이 언급했다고 하는 단계적·동시적 조치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게 안 될거다’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의견들이 있고 자꾸 혼수나 시부모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그런 문제가 없는 결혼이 어디 있겠느냐”며 “중재자로서 서로 다른 생각을 조정하고 타협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말하는 일괄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조치가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북핵문제의 성격을 고려할 때 비핵화와 평화체제, 관계 정상화를 한 바구니에 넣어서 합의하지만, 이행방법은 단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검증과 폐기 과정은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밟아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 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사진은 정상회담 전 김 위원장(왼쪽)과 시 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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