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산업분야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이 활용되는 가운데 유통가에서는 롯데가 선두로 나섰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신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롯데 계열사 전반에서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오픈하거나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롯데그룹은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후 지난해 롯데제과에서 인공지능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신제품을 출시했고 롯데홈쇼핑, 롯데백화점에서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9월 롯데제과는 인공지능으로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해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를 출시했다. 인공지능에 기반한 상품은 롯데제과가 업계 최초로 시도한 것인 만큼 유통가의 신선한 바람이라고 평가 받았다. 롯데제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채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빼빼로를 추천해주는 챗봇 '빼로'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6일 대화형 상담 서비스인 '샬롯'을 오픈했다. 고객은 모바일 앱 내에 론칭된 샬롯을 통해 홈쇼핑 편성 상품을 조회하고 주문할 수 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스켈터랩스'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미디어 커머스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쇼핑에 적용할 수 있는 챗봇 서비스를 개발했다. 챗봇 서비스 '로사'는 기계학습 기술인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했다. 로사는 유행어부터 농담까지 다양한 유형의 언어를 습득하고 데이터를 쌓아 고객에게 대화를 통해 상품을 추천해준다.
롯데의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롯데그룹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서류 심사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조직과 어울리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다만 롯데는 아직 서비스 도입 초기인 점을 감안해 기존 채용 방식을 채택하고 인공지능은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물론 롯데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롯데 제과의 'AI 기반 빼빼로'는 시장에서 기대만큼 큰 반응을 얻진 못했다는 평이다.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에 대해 "탄생 배경은 신기하지만 맛은 호불호가 갈린다"는 소비자 반응들이 포착된다. 샬롯도 아직 CS처리, 음성쇼핑 등의 기능은 수행하지 못하고 로사도 자유롭게 활용할 정도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롯데는 계속해서 4차 산업 기술을 계열사와 접목시키는 과정이다. 롯데 하이마트의 '증강현실(AR) 쇼룸', 롯데월드의 '가상현실(VR) 어트랙션'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로사가) 아직은 베타 수준 서비스이고 패션 분야만 하고 있는데 식품, 리빙쪽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이원준 롯데쇼핑 부회장은 "각 사업 부문에서 디지털 전략 등으로 유통 산업 다각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다양한 계열사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롯데월드몰에서 메뉴를 소개해주는 인공지능 로봇 '장금이'. 사진/뉴시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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