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기아차가 신차 효과에다 한국지엠, 르노삼성의 부진으로 내수 점유율이 3개월 연속 80%를 넘어섰다. 다만 점유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차와의 경쟁은 풀어야 할 숙제다.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3월 판매실적은 11만6117대로, 국내 완성차 업체 기준 점유율 83.3%를 기록했다. 올 1월 80.5%, 2월 82.7%에 이어 3개월 연속 80%를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1월 45.7%, 2월 47.6%, 3월 48.5%로 내수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기아차도 같은 기간 34.8%, 35.1%, 34.8%로 과거 31~34% 수준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점유율 82.0%로 정점을 기록한 뒤 점차 하락세를 보이다 2014년에는 78.9%로 80%선이 무너졌다. 2016년에는 75.1%까지 떨어지면서 위기설도 제기됐다. 2017년에는 그랜저의 활약으로 점유율이 78.1%로 올랐지만 80%를 넘지는 못했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에는 수입차의 판매량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차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1994년 3865대에 불과했지만 2011년 10만5037대로 1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15년에는 24만3900대까지 급증했다. 2016년에는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로 22만5279대, 2017년 23만3088대로 소폭 감소했지만 최근 폭스바겐이 국내 판매를 재개하면서 올해 수입차 비중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까지 포함한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2년 75.0%에서 2014년 69.5%로 70%선이 깨졌고 2016년에는 65.9%까지 하락했다.
현대·기아차가 2012년 이후 올해 다시 내수 시장 점유율 80%를 넘겼다. 사진/현대·기아차
반면, 올해 들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증가세와 함께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의 부진에 따른 반사효과란 지적도 있다. 한국지엠 사태로 인해 한국지엠의 3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1만9920대로 작년 같은 기간 3만7648대보다 47.1%나 급감했고, 르노삼성도 신차 부재로 올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올 초 6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선보인 ‘신형 싼타페’와 ‘올 뉴 K3’가 3월 각각 1만3076대, 5085대가 팔리는 등 신차 효과도 점유율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입차의 공세는 여전히 거세 경계 대상이다. 수입차는 올해 1월 사상 최초로 시장점유율 15%를 돌파한 데 이어 2월에도 15.9%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수입차 포함 점유율이 2월 69.6%로 상승, 미풍에 그쳤다는 분석론도 고개를 든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국내 업체 기준으로 80%대 후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양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작년부터 연비, 동력성능, 가격, 디자인 측면에서 전략을 변경했고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과거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신차 모멘텀이 부족한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보다 수입차와의 경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싼타페 등 신차효과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현대·기아차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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