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노동조합이 ‘남녀 성차별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을 고발했다.
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을 포함해 수장을 맡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 등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 제1항 위반한 혐의다.
앞서 국민은행 채용비리를 조사 중인 서울 남부지검은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성 지원자의 서류 전형 점수를 올려준 정황을 적발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겸임하고 있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2013년 하반기 채용과정에서 서류전형 단계부터 사전에 남녀 비율을 4대1 비율을 정해 놓고 공개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남자 80명, 여자 20명을 뽑기로 사전에 계획을 세웠고 그 결과 선발된 남녀 비율은 5.5대 1로 나타났다.
검사 시기인 2013년 당시 행장은 김종준 전 행장이었지만 이후에도 여성 채용비중이 20%에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KEB하나은행의 신규 여성비중은 2015년 19.1%, 2016년 18.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여타 시중은행의 여성채용 비중은 30~40%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여성에 대한 차별 채용은 실무자 개인의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조직적 차원에서 장기간 이뤄진 것이라게 노조의 주장이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에 확인된 성차별 채용은 금융산업 종사자의 절반을 넘는 여성 금융노동자들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라며 “남녀고용평등법이 ‘사업주’를 남녀 차별 금지의 주체로 지목하고 있는 만큼 노동부는 철저한 수사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 위원장은 특히 “은행장을 겸임, 역임했던 윤종규 회장과 김정태 회장은 즉각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우미 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노조를 비롯한 노동계에서는 ‘2등 정규직’으로 불리는 무기계약직은 대부분 여성으로 채우고 정규직은 남성 위주로 선발하는 행태에 문제를 제기해왔는데 사측이 실제로 ‘남성 할당제’를 해왔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부는 즉각 특별근로감독으로 실상을 파악해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채용뿐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만연한 성차별 인사 관행에 대해서도 적극 확인해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사진 왼쪽)과 최우미 여성위원장이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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