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편의점과 마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과거 과자나 라면 등 간편 식품만을 취급하던 편의점은 1인 가구를 겨냥해 과일·육류 등 소포장 신선식품군을 확대하며 마트 역할을 대신한다.
마트에서만 구매 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농축수산물은 최근 편의점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CU가 최근 3년간 농축수산물 매출 신장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9.9%로 농산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축산물의 경우 2015년 17.9%, 2016년 18.1%, 지난해 24.2%를 기록해 꾸준히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GS25도 마찬가지다. GS25의 신선식품 매출 증가율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1.6%를 기록했다.
GS25 신선식품의 상권별 매출 비중은 원룸을 포함한 1인 가구 주거공간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들이 1인 가구를 공략해 소포장 신선식품군을 적극적으로 출시한 것이 매출 신장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GS25는 소포장 과일, 1인용 스테이크 정육을 출시했다. CU도 냉장육 자판기를 도입해 한 지점에서 테스트 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사과, 포도, 파인애플 등 조각 과일도 판매 중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5월부터 소포장 채소를 팔고 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고객들이 많아져 계속해서 소포장 제품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소포장 신선식품군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달 27일 간담회에서 '홈플러스 스페셜'을 출시해 대용량 상품뿐만 아니라 소포장 단위 제품도 판매해 슈퍼·창고형 매장·마트의 역할을 함께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1인가구를 겨냥해 지난해부터 가정 간편식, 냉동 채소, 소포장된 과일 등을 출시해왔다. 이마트 관계자는 편의점의 확장세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늘어난 것"이라며 "품목이 겹치긴 하지만 유통채널이 계속해서 변화를 꾀하는 것의 일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편의점들은 마트의 역할뿐만 아니라 우체국, 은행 등의 역할도 수행 중이다. GS25, CU 등은 택배서비스를 활발히 운영 중이며 세븐일레븐은 ATM기로 금융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매장 점포수가 많다는 점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늘리고 종합적인 생활서비스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편의점이 소포장 농축수산물을 판매하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한우·한돈을 판매하는 IoT 스마트 판매 시스템이 CU 삼송신원 2단지점에 입점한 모습. 사진/뉴시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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