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식품업계가 '열량 낮추기' 경쟁에 나섰다. 올해도 '노출의 계절' 여름이 일찍 찾아올 것이란 전망 속에 다이어트족을 겨냥한 전략이다. 특히 아이스크림과 라면 등 다이어트의 적으로 꼽혀오던 제품들이 잇따라 '저열량' 제품을 선보이며 변신을 시도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최근 삶은 달걀(80Kcal)보다 열량을 낮춘 아이스크림 '뷰티인사이드'를 출시했다. 빙그레의 다른 아이스크림보다 당을 50%, 지방을 80% 각각 줄였다. 용량은 110ml로 보통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반면 열량은 70Kcal에 불과하다. 설탕을 줄이는 대신 천연감미료로 단맛을 낸 것이 주효했다.
롯데제과도 라이트 칼로리 아이스크림 '라이트 엔젤'을 출시하며 열량 낮추기 경쟁에 가세했다. 이 제품 역시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국화과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 '스테비올배당체'를 사용했다. 라이트 엔젤은 일일 섭취 권장량(25g)의 50%에 해당하는 식이섬유 12.5g을 넣었다. 초코맛과 녹차맛, 바나나맛 총 3종으로 선택의 폭도 넓혔으며, 파인트와 컵 2가지 형태로 구성됐다. 파인트 열량은 일반 아이스크림 3분의 1수준인 280Kcal로 낮췄다. 이는 공깃밥 1그릇(200g 기준 300Kcal)을 밑도는 수치다.
라면도 저열량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발효기술을 적용한 '건면새우탕'을 출시하고 대대적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건면새우탕은 이름 그대로 기름에 튀기지 않고 말려 건조한 '건면'을 사용해 새우탕 국물이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열량은 360Kcal로 일반 라면(450∼550Kcal)보다 낮아 비교적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편의점 업계도 샐러드나 대체식, 컵죽 등 다양한 저칼로리 상품 강화에 나서는 중이다. 편의점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방문 비율이 낮지만 여성 고객이 관심을 보일만한 상품을 확보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GS25는 '99Kcal 한 컵 샐러드'를 시작으로 칼로리 수치를 전면에 내세운 저칼로리 제품군을 강화한다. 이 제품은 칼로리는 낮추고 영양은 높인 클린이팅(clean eating) 트렌드를 반영해 출시됐다. 한 컵에 층마다 다른 맛과 색상, 영양을 담는데 99Kcal로 열량을 통일했다. 1~3단에는 열량이 적고 포만감을 주는 곤약쌀, 병아리콩, 렌틸콩 등 슈퍼푸드와 닭가슴살을, 4~6단에는 비타민이 풍부한 파프리카와 라디치오를, 7~8단에는 양상추와 어린잎 채소, 방울토마토를 담았다. GS25 관계자는 "이번 한 컵 샐러드를 시작으로 패키지 디자인에 칼로리 수치를 강조한 도시락, 간편식 등 저칼로리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다이어트 주식인 샐러드를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간편 식품 내 샐러드 카테고리(상품군)를 별도로 신설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상품연구소는 샐러드를 활용한 다양한 간편식을 개발 중이다. 최근엔 샐러드 대표 제품으로 닭가슴살 샐러드와 리코타치즈 샐러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포함해 쉬림프 샐러드, 치킨시저 샐러드, 렌틸 샐러드, 그린믹스 샐러드 등 총 20여 종의 샐러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칼로리가 낮고 휴대와 섭취가 편리한 컵죽을 내놓고 있다. 뜨거운 물을 붓기만 하면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컵 타입의 죽 상품이다. 까르보나라컵죽(130Kcal), 양송이버섯죽(115Kcal), 야채컵죽(110Kcal) 등 3종이며 칼로리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식품이나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미코노미(me economy)'가 젊은층 사이에서 새로운 소비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계절적 성수기에 민감한 업계인만큼 저열량 제품은 뚜렷한 타깃 수요를 겨냥해 지속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빙그레가 최근 선보인 저열량 아이스크림 뷰티인사이드. 사진/빙그레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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