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농심(004370)의 국내 라면 시장점유율(MS)이 소폭이지만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50%대 마저 위태로워 보였던 MS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기존 메가브랜드의 확장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해 전체 브랜드 판매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어서 시장 2위 오뚜기와의 격차를 얼마나 벌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56.2%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분기별 점유율이 지난해 2분기 55.2%까지 떨어진 이후 3분기(55.8%), 4분기(57.4%)로 점진적인 회복이 나타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라면'을 필두로 한 때 70% 이상을 장악하며 1위를 유지한 농심의 연간 시장점유율(닐슨코리아 기준)은 2015년 61.6% 이후 2016년(55.2%), 2017년(56.2%) 50%대에 머물렀고, 시장 2위인
오뚜기(007310)는 2015년 18.3%, 2016년 23.4%, 2017년 23.0%로 파이를 키우는 추세여서 농심과의 격차를 좁혀오는 상황이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오뚜기 MS는 최근 3년 연속 증가세이며 두 회사간 격차도 농심 52.0%, 오뚜기 25.6%로 더 좁아진다.
오뚜기는 '진라면', '진짬뽕' 등의 효과로 농심을 추격하고 있다. 오뚜기 라면은 매출이 5년 만에 2배 뛰어올라 전사 매출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등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오뚜기는 10년간 라면가격을 동결했고, '진라면' 등 주요 제품의 대형 할인 프로모션으로 시장 지위를 더 높여왔다.
올해 농심은 시장 지위를 지키는 전략으로 브랜드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지배력이 크게 낮아졌고 간편식 등이 성장하면서 라면의 시장 파이를 더 키우는 사실상 힘든 구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라면 시장 경쟁은 올해도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농심은 시장 지위를 지키는 전략으로 브랜드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히트 상품에 대한 반작용으로 2016년 면류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3% 줄었고, 지난해 상반기 매출도 1년 사이 1.6% 감소했다. 신제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에 비해 낮아졌다는 평가다.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등 메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농심으로서는 기존 브랜드를 확장하는 전략이 시장에 통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너구리를 활용한 '볶음너구리', 새우탕의 확장인 '건면새우탕'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의 평균판매단가가 올라오고 대형 신제품 히트가 줄어들면서 신라면 같은 농심의 기존 브랜드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며 "라면 신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있어 이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 보다는 기존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이 비용을 제어하는 데 있어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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