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연일 박원순 때리기…지난 대선 '반문 행보' 되풀이
2018-04-08 15:35:46 2018-04-09 16:51:4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연일 박원순 시장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박 시장과의 일대일 대결 구도로 선거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 당시 지지율 1등을 달리던 문재인 후보와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반문(반 문재인) 행보를 펼쳤던 전략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안 위원장은 첫 선거 행보에서부터 박 시장을 겨냥해 각을 세웠다. 그는 출마 선언 다음날인 5일, 2016년 5월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안 위원장은 박 시장을 향해 “안전에 대한 충분한 투자나 관심, 새로운 기술 도입에 아주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재활용 쓰레기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와 서울시 때문에 업체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8일에는 박 시장의 반려동물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안 위원장은 “아직 사람들이 체감할 정도에는 못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 저는 제대로 확대하고자 한다”며 “편리하고 안전하고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정책을 개발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선언문에서도 미세먼지 대책과 강남 집값 등 박 시장의 실책으로 불리는 지점들을 정교하게 짚어왔다. 출마 선언에서 “위선과 무능이 판치는 세상을 서울시에서부터 혁파하겠다”며 박 시장의 일자리정책과 교육정책 등을 비판한 것이 대표적인 대목이다.
 
안 위원장은 박 시장의 실책을 공략하면서도 우상호·박영선 의원 등 민주당 내 다른 주자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는 모습이다. 그는 5일 우상호·박영선 의원에 대해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은 분들 말씀에는 일일이 반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안 위원장이 박 시장을 제외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군을 무시하며 박 시장과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들겠다는 전략 중의 하나로 풀이된다.
 
일단 출발은 좋다. 리얼미터가 지난 5~6일 조사해 8일 발표한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에 이은 2위를 기록하며 자유한국당을 따돌렸다. 박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섰을 경우 박 시장은 50.3%, 안 위원장은 20.4%였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 받을 가능성이 높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최소 15.8%에서 최대 16.6% 지지율로 줄곧 3위에 머물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위원장 측은 박 시장과의 일대일 대결 구도가 지방선거의 전체적인 흥행 측면이나 승리를 위해 더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반문 공세로 선거에 나섰지만 실효성 있는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국민의당 대선 보고서는 안 위원장에 대해 “당시 집중해야 할 상대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아닌 한국당 홍준표 후보였지만, 오히려 선거 기간 내내 모호한 정책 태도로 호남과 영남 모두에서 외면받았다”고 적시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 5일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개편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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