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 사드 여파로 중국에서 유독 고전했던 현대·기아차가 위상 회복에 나선다.
현대차는 오는 18일 중국 현지에 최적화된 전략형 SUV '스포티지'를 선보인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 월드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엔씨노'(국내명 코나) 출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올 들어 중국 시장 탈환에 적극적이다.
엔씨노에는 레드 투톤 루프 등 중국 전용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중국 바이두와 협업한 음성인식 커넥티비티 기능도 탑재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시장 환경과 기술이 급변하고 있는 중국에서 한층 높아진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는 등 최대한의 성의를 표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실적이 급감했다. 당연히 올해 당면 과제는 중국에서의 점유율 회복. 정 부회장이 엔씨노 출시 행사에 직접 참석하고 이달 말 열리는 ‘2018 베이징 모터쇼’ 방문을 검토하는 등 중국 시장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공략형 모델인 엔씨노, 스포티지 등을 통해 중국 시장 실적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현대·기아차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16년 114만2016대에서 지난해 78만5006대로 31.3%, 기아차는 65만5005대에서 36만6대로 44.6% 감소했다. 올해도 흐름은 좋지 않다. 현대차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한 16만2612대를 중국에서 팔았다. 특히 1월과 2월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5.0%, 40.8% 판매량이 하락했다. 3월에는 6만700대로 19.6% 늘었지만 지난해 3월부터 사드 후폭풍이 가시화됐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아차의 1분기 판매량은 8만22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지만 예년 수준인 2016년 1분기와 비교하면 41.4% 줄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3월 들어 전년도 기저효과에 따라 상승세로 전환했다”면서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인 130만대에는 20%도 미치지 못해 앞으로의 판매 성과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현대·기아차는 실적 회복을 위해 코나, 스포티지 등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구성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SUV '신형 ix35'가 12월 1만773대에 이어 올 1월(1만1606대)과 3월(1만2478대) 1만대를 넘는 판매 호조를 보이는 점도 고려했다.
또 하반기 중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차를 투입하고 수소전기차 넥소를 활용한 기술 홍보도 적극 추진해 중국 환경규제와 시장수요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뤄졌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연내 중국 진출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중국 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차량 위주로 전략을 세웠다”며 “다만 넥쏘와 제네시스의 경우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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