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김응태 기자] 송도 개발사업 차질이 피해업체를 여럿 양산한다. 포스코건설 ‘송도분쟁’이 현대건설에까지 미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매각한 부지가 분쟁에 얽혀 개발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중소 시행사는 물론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빚 부담을 지게 됐다.
포스코건설이 내다 판 송도 국제업무단지(IBD) 내 패키지4 B2블록이 개발 인허가 이슈에 묶여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허가를 받지 못해 기회비용이 발생 중이다. B2블록을 인수한 곳은 스마트송도PFV. 처음 부지를 낙찰받은 넥스플랜이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부지 대금은 이미 완납해 개발 지연 부담은 온전히 컨소시엄 몫이다. 컨소시엄엔 넥스플랜 지분 25% 외에도 하나자산신탁 5% 지분 등이 확인된다.
시행사 부담은 시공사도 짊어지는 짐이다. B2블록 시공권을 가진 현대건설은 업계 관행상 시행사인 스마트송도PFV에 2550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해줬다. 이에 따라 스마트송도PFV 부실이 현대건설 우발채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말 별도기준 시행사 차입을 위해 보증한 PF 대출잔액은 9312억원이었다. 이후 변동이 없다는 전제로 이번 채무보증액을 더하면 잔액은 27% 정도 늘어난다. 개발 허가를 얻지 못하면 연대보증책임으로 현대건설이 대위변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넥스플랜은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 5억원에 결손금이 160억원이나 됐다. 대출 이자 등 개발 지연에 따른 손실을 오래 버틸 상황이 못 돼 보인다.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 간 분쟁이 옮겨붙은 양상이다. B2블록은 원래 양사가 추진해온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속했다. 양측이 대립하며 전체 개발 사업이 2015년부터 중단된 이후 채무부담을 덜고자 팔게 됐다.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대출금 약 3600억원을 대위변제해주고 처분권을 확보했었다. NSIC는 게일 측과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3대7로 출자한 합작회사다. 게일 측은 B2블록 매각에 대해 개발이익을 실현할 수 없다며 반발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을 정상화시키고자 양측을 중재 중이다. B2블록 매각 건에 대해서도 게일 측 합의를 유도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스마트송도PFV가 요청한 B2블록 경관심의를 반려했다. 해당 토지는 2002년 3월 인천시와 NSIC간 체결한 토지공급계약에 따라 NSIC가 직접 개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른 용도로 개발할 경우 당초 저렴하게(평당 135만원) 부지를 제공하며 국제업무지구를 구축하고자 했던 목적도 흐트러진다고 봤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본래 취지에 맞게 스마트송도PFV 개발 사업에도 게일 측 참여를 중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B2지역 매매 불가 내용을 수차례 (포스코건설과 NSIC에)전달했는데 포스코건설이 시세차익을 이유로 진행한 것”이라며 “합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이재영·김응태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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