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향후 재건축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재건축 조합이 제기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위헌 확인 청구 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각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재건축 투자 수요가 ‘로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분양 시장으로 급격히 쏠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헌재의 이번 각하 결정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재건축 사업이 크게 타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실제 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판단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번 소송을 각하했다. 이 때문에 ‘재초제’ 논쟁은 건물이 준공되고 부담금이 실제 부과된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환수제가 적용되는 재건축 조합은 일단 부담금을 낸 뒤 소송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일단 전문가들은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정부가 실제 환수금 부과까지 큰 걸림돌 없이 정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다. 이 때문에 재건축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익을 노리고 재건축에 투자하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실제 거주자들도 재건축을 해도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재건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환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헌재 결정으로 정부는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실제 고지서가 날아가기 시작하면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에서는 최소한 재건축 조합의 소송이 인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며 “재건축이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단 재건축 시장에서 남아 있는 최대 변수는 이달 말 쯤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부담금 예상액이다. 이르면 이달 말 부담금 예상액을 통지 받을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를 시작으로 대치쌍용2차, 반포주공1단지(3주구) 조합원은 부담금 예상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밝힌 것처럼 실제 예상 부담금이 수억원에 달할 경우 재건축 시장은 급격히 가라앉을 공산이 크다.
또 업계에서는 재건축 투자 수요가 ‘로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분양 시장으로 더욱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조정을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분양 시장에 급격히 몰리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중도금 대출 규제가 없는 비조정대상지역에 대한 분양 열풍까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헌재 판결로 재건축 시장에 심리적 부담이 높아지면서 관망세가 더 길어질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분양 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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