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중국 중앙은행을 이끄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 환율 체제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간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꺼려온 점을 고려하면 저우 총재의 발언은 이례적인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이에 그 속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저우 총재는 지난 주말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행 위안화 환율 체제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저우 총재는 2008년 6월 이후 위안화 환율을 고정시킨 현재의 환율정책을, 비상상황에서 취한 "특별한 수단"이라고 언급했는데요.
그는 "중국의 비상 경제정책은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상적 체제로 전환돼야 할 필요가 있으며 위안화 환율 정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위안화 환율 고정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었던 만큼
상황이 개선되면 조만간 이같은 방침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중국은 2005년부터 복수통화 바스켓에 연동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해 2008년 6월까지 달러화 대비 21%의 평가절상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83위안에 고정시키며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저우 총재의 이례적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한편에서는 조만간 위안화를 절상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위안화 절상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우 총재와는 달리 원자바오 총리의 경우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기본적으로 위안 환율은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이미 밝혔습니다. 결국 저우 총재가 위안화 환율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에 대한 여론을 저울질 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저우 총재 역시 "세계 경제 회복이 아직 견조하지 않다"며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정책 전환기에는 늘 신중해야 하며 위안화 환율 체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극도로 신중하게 경기 전망을 하는 탓에 중국의 위안화 절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루비니는 향후 12개월 동안의 위안화 절상 폭이 4% 이내로 제한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그는 중국이 이르면 다음 분기 위안화 페그제를 포기하면서 2% 위안화 절상 허용하고 이어 1~2% 정도 추가 위안화 절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는 다소 느린 절상 움직임입니다.
싱가포르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현재 너무 급격하게 통화 완화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중국이 단순히 고용과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의 성장을 원하고 있는 만큼
급격한 통화 절상을 단행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입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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