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NAVER(035420)(네이버)가 25일 댓글 작성 갯수를 3개로 제한하고, 공감·비공감 클릭수를 제한하는 새 댓글 정책을 내놨지만 정치권, 학계 전문가 등 각계에서는 이번 개편안은 근본적 대책이 아닌 미봉책일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날 네이버뉴스에서 하나의 계정으로 동일한 기사에 작성할 수 있는 댓글수를 3개로 제한시키는 댓글 정책을 새로 내놨다. 기존의 경우 하루 댓글 작성 한도인 최대 20개까지 동일한 기사에 댓글을 작성할 수 있었다. 또 24시간 동안 하나의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 수가 50개로 제한된다. '(비)공감 취소' 역시 해당 개수에 포함된다. 연속 댓글 작성 시 댓글 작성 간격을 10초에서 60초로 확대하고 연속 공감·비공감 클릭 시에도 10초의 간격을 새롭게 두도록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정렬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점, 개선안에 대해 논의 중이며 이르면 5월 중순께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댓글 작성자의 정체성 강화, 개인별 블라인드 기능 신설과 소셜 계정에 대한 댓글 작성, 공감·비공감 제한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운데)가 25일 오전 경기 성남 본사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의 항의방문을 받으며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댓글 개편의 직접적인 배경은 최근 벌어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다. 사건 이후 포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번 네이버의 댓글정책에 대해 정치권과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는 일부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아직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이번 대책은 미봉책일 뿐이라며 아웃링크(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 방식을 전면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성남의 네이버 본사를 방문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대대표는 네이버 경영진을 만나 "네이버가 뉴스콘텐츠를 포털 내부에서 보여주는 인링크 방식으로 하면서 여론이 왜곡되고 사회적 혼동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댓글 정책 변경과 같은) 처방 한계에 네이버는 부딪혀있다. 건전한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아웃링크 도입이 국민적 요구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번 정책에 "아무 실효성이 없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 순간만 모면하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공론의 장을 관리하는 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정치 기사 댓글 금지, 소셜 개정 접속자의 댓글 제한,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등 조치를 요구했다.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도 근본적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네이버 내 자체 댓글란을 없애고, 매크로 사용을 막는 대책이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네이버안에서 댓글이 집약돼있으니 조작하려는 움직임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댓글을 쓰는 장소는 아웃링크로 각 언론사에서 쓸 수 있게하고, 네이버에서는 뉴스 유통만 담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경재 경희대학교 교수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네이버가 문제의식은 분명히 갖고 있으니 장기적으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기술적 동향이나 사용자 편익, 문제점 고려해 대책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한국당 의원들과의 면담자리에서 아웃링크 도입 요구에 대해 "관련해 고민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뉴스서비스를 어떻게 봐야할지를 다시 논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아웃링크를 하겠다고 선언해도 당사자인 언론도 있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다"며 "이런 이슈로 계속 네이버 플랫폼이 언급되는 것도 저희 브랜드에 치명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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