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황창규 회장의 거취를 놓고 정·재계 안팎에서 갖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KT는 이에 아랑곳없이 임금단체협약(임단협)과 5세대(5G) 통신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그룹 차원의 걱정과 달리 실무진에서는 차세대 경쟁에서만큼은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KT 관계자는 1일 "회사의 미래가 달린 5G 주파수 경매 전략과 복지여건을 결정할 임단협 등에 임직원들은 집중하고 있다"며 "황 회장의 거취와 관계없이 지금은 어느 때보다 회사에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뉴시스
KT 경영진과 노동조합(노조)은 지난 4월23일부터 2018년 임단협 실무 소회의를 시작했다. 실무 소회의는 일주일에 임금 관련 2회, 제도 개선 관련 2회 등 총 4회씩 진행된다. 지난달 18일에 열린 임단협 첫 교섭에는 노사 양측의 대표자인 황창규 회장과 김해관 제1노조위원장이 참석했지만, 실무 소회의에는 양측의 실무 담당자들이 협상을 벌였다. 노조는 향후 실무 소회의에서 임금인상과 함께 임금피크제 시작 나이 재협상,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 부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사 양측은 실무 협의를 거쳐 오는 6월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이와 함께 6월 진행되는 5G 주파수 경매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KT를 비롯한 이동통신 3사는 2019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5G 시범무대로 활용했다. KT는 현재 주파수 총량제한이 어떻게 설정될지에 대해 각각의 경우의 수를 두고 전략을 마련 중이다. 주파수 총량 제한이란 가격경쟁 방식의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할당하더라도, 한 이통사가 가져가는 주파수 대역폭의 총량에 제한을 두는 제도다. 특히 5G 전국망으로 활용될 3.5기가헤르츠(㎓) 대역에서 경매로 나온 280메가헤르츠(㎒)폭을 이통 3사가 어떻게 나눠 가질지가 핵심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사별로 100㎒폭으로 제한해야 공정경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자사가 가입자가 가장 많은 점과 경쟁을 기반으로 한 경매의 특성을 이유로 들며 120㎒폭 이상으로 총량 제한을 설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KT는 오는 3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다. 올해 1분기 실적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 IFRS15와 신규 투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27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3일 이사회에서 다뤄질 안건에 대해 이사들에게 미리 설명했다. 이날 황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 회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 출석해 약 20시간의 조사를 받고 다음날인 18일 오전 귀가했다. 경찰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른바 '상품권깡' 방식으로 90여명의 국회의원 후원회에 약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황 회장을 추가로 소환한다는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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