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대표적인 전기차 행사인 제주의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출범 5회째를 맞은 가운데 위상 면에서 과거보다 약세가 예상된다. 접근성의 이점을 내세운 서울의 'EV 트렌드 코리아'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론도 제기됐다.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5회 국제전기차엑스포가 개최된다. 세계 최초의 순수 전기차 엑스포로, 2014년 문을 연 이래 전기차 관련 동향과 최첨단 기술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로 주목받았다. 이번 엑스포에는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랜드로버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을 비롯해 배터리, 충전기, 부품업체 등 전기차 관련 150여곳이 참가한다.
다만, 올해는 예전에 비해 위상과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유로는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 'EV 트렌드 코리아 2018'이 거론된다. 몇몇 업체들은 두 행사의 일정이 2~3주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접근성 등을 이유로 EV 트렌드 코리아에 비중을 뒀다. 현대차는 코나 EV, 재규어랜드로버는 I-PACE를 최초로 공개했다.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순수 전기차 '뉴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i8'을 선보였던 BMW는 국제전기차엑스포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 제주에서 전시되는 현대차 코나 EV과 아이오닉 EV, 르노삼성의 SM3 A.E.와 트위지, 재규어랜드로버의 I-PACE는 EV 트렌드 코리아에서도 등장했던 모델이다. 기아차의 니로 EV가 최초 공개될 예정이지만 외부 디자인만 볼 수 있으며, 내부는 공개되지 않는다.
올해 EV 트렌드 코리아 2018이 서울 엑스포에서 개최되면서 그동안 국내 대표 전기차 이벤트의 주도권이 제주에서 서울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EV 트렌드 코리아
업계 관계자는 "서울 코엑스는 유동인구도 많고 시민들이 잠깐 시간을 내서 전기차 행사를 관람했다가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반면 전기차 행사를 보기 위해 제주도까지 찾아야 한다는 점은 관객 입장에서 분명 불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참여했지만 예상보다 관객들이 적게 오면서 올해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사 주체가 바뀐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국제전기차엑스포는 4회까지 제주도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이 공동 주최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제주도만 주최하고 산자부, 환경부, 국토부는 후원기관으로만 참여한다. 반면 EV 트렌드 코리아는 환경부가 주최했다. EV 트렌드 코리아 관계자는 "4일간 총 4만3791명의 관객이 관람했다"면서 "환경부에서 친환경 보급정책의 일환으로 행사를 열었고 장소도 서울 도심이라는 점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수년전부터 서울에서도 전기차 이벤트가 개최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었다"면서 "앞으로 업체들이 제주도까지 내려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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