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이달 말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핵사찰과 검증 문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주연구원 주최 ‘2018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북미정상회담 전망’ 포럼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든 핵시설과 핵물질, 핵탄두의 폐기’를 의미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사찰·검증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비공개 면담서 강화된 비핵화 검증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다만 미국이 비핵화 방법으로 ‘PVID’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온 것이 변수다. 폼페이오 장관은 2일(현지시간) 공식 취임식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완전한(complete)’을 ‘영구적인(permanent)’으로,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폐기’(dismantle)로 대신한 것이다. 핵무기 폐기뿐만 아니라 핵물질, 핵개발에 전용할 수 있는 시설 일체를 사용 불능상태로 만드는 개념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장과 같은 미래핵과 가동 중인 현재핵은 포기해도 핵무기 연구시설과 핵무기 관련 물질은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 따라 비핵화 사찰·검증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시한을 정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 등이 포함된 불시사찰 등을 북한이 수용할 지가 회담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이 상대별로 맞춤형 전략을 갖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도 맞춤형 제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최소한 ‘나쁘지 않다 정도의 결과는 보장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중요한 비핵화(절차)는 다 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와 다른 신안전보장 체제 확립을 위한 협상에 나서는 한편 북한 주민들에게 왜 핵을 포기하는지를 설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성기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평화체제 협상의 동시병행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IAEA 참여를 통한 북한 핵사찰 진행과 동시에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 간 회담 개최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북미정상회담 전망’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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