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의 원인 중 유전적인 원인이 단일 원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후천적인 요인이 개입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다. 이 후천적인 요인에는 주로 면역이상 활동이 매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결국 자폐 아동들의 뇌는 태생적인 기형이 아니라 성장 과정 중에 자폐적인 뇌의 형태로 변화를 겪게 됨을 의미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돌 이전부터 자폐증 패턴을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마다 차이가 있지만 70~80%의 아이들이 정상발달을 하다가 12~24개월 사이에 퇴행하며 자폐증이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정상발달을 하다 퇴행했다고 답하는 경우가 90%를 넘기도 한다. 필자가 일선에서 아동들을 치료하며 조사한 바로도 대부분 돌을 전후하여 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퇴행의 원인은 면역반응의 진행으로 추정된다. 주로 뇌간 부위에서 면역이상이 진행되며 이로 인하여 감각처리장애가 급격하게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성장 과정 중 아동이 급속하게 눈맞춤이 적어지며 호명반응이 사라지는 시점이 있다. 이 시기 아이의 감각처리조직인 뇌간 부위에서 염증반응과 대항하는 면역반응이 진행된다.
최근 연구 동향은 자폐증을 앓는 아이들의 면역반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보고에 의하면 자폐증 아이들에게서 면역세포의 과도한 활성화 현상이 쉽게 관찰되고 있다. 자폐증 아동의 뇌에서 뇌가 가진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일반 아동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난다.
최근의 연구를 보면, 자폐증을 가진 아동과 일반 아동과의 미세아교세포 활동을 추적해 보았더니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에게서 훨씬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특히 6세 미만의 자폐증 아동에게서는 3명 중 2명꼴로 미세아교세포 활성도 비율이 높았다. 미세아교세포의 높은 활성도는 내재적인 뇌신경 시냅스, 뇌신경자체, 뇌신경 네트워크 교란 등에 대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자폐증이 완전한 뇌 질환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은 증가 추세를 보인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의과대학 신경과전문의 에릭 쿠르센(Eric Courchesne)은 장내 미생물, 피부세포, 면역체계 이상에서 자폐의 단서를 찾고 있다다. 자폐증 아동의 혈액을 분석한 미국 뉴욕 렌셀러 폴리테크닉대학의 유르겐 한(Juergen Hahn) 박사는 자폐에 영향을 주는 대사반응을 수행하는 화합물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자폐증의 대사물질을 찾아내어 혈액검사로 자폐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정상과 자폐로 운명이 갈리는 일란성 쌍둥이의 비밀 역시 동일한 것이다. 알 수 없는 메커니즘에 의해 면역이상을 일으키는 대사활동이 증가하고 뇌간조직의 손상과 감각처리장애가 발생한다. 정상발달을 하다가 퇴행이 일어나는 그 시점에 이상 면역반응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면역이상이 감각처리장애를 유발하는 이 메커니즘에 자폐증이 급증가하는 비밀이 담겨져 있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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