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 영토확장…골목상권과 연쇄충돌
지역 소상공인들 반발…생필품 중심 상인들 직격탄 우려
2018-05-08 16:39:53 2018-05-08 16:39:53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이마트 '노브랜드'가 출점에 가속도를 붙이며 영토확장에 나섰지만 골목상권과 잇따라 충돌하고 있다.
 
최근 전통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 확대 방침을 밝히는 등 동반성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지역 곳곳의 상권에서 반발이 이어지며 출점 확대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남 창원에 위치한 대동백화점에 노브랜드 매장이 입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골목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창원시 성산구청은 지난 1일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계획'을 예고했다. 개설계획에 따르면 이마트는 대동백화점 1층에 495.87㎡ 규모로 노브랜드 창원대동점을 개설한다. 영업개시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노브랜드는 이마트 PB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이다. 생활잡화, 가공식품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골목 상권 충돌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경남지회도 대기업이 자영업자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며 노브랜드 입점 저지를 선언했다. 영업개시가 이뤄지기 전 기자회견과 입점 반대 집회도 열 계획이다.
 
유수열 경남지회장은 "노브랜드 입점을 두고 사전에 지역 상인들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고 소문을 통해 알게 됐다"며 "창원지역에서도 지역 상권이 밀집한 곳에 일반 공산품과 생활잡화가 대부분인 노브랜드가 입점하게 되면 인근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는 건 불보듯 뻔하다"고 격하게 반발했다.
 
노브랜드는 부산시에서도 중소상공인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지난달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중동노브랜드입점 예정지 앞에서 '중동 노브랜드 입점 저지를 위한 상인궐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지역 중소상인 300여명이 참석해 "상생협력 외면하는 이마트는 떠나가라", "골목상권 파괴하는 노브랜드마켓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근 이마트는 영업시간 등 합의안과 상생방안을 상인주체들 측에 제시했지만 여전히 이 지역 상인들은 생색내기용에 그쳤다며 '개점 유예'를 요구,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북도에서도 집단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지역엔 이미 익산시 부송동에 노브랜드 매장이 개장했으며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삼천동·덕진구 송천동 등 3개 지역에 조만간 문을 열 예정이다.
 
이에 정의당 전북도당과 도내 상인단체는 지난 3월부터 "이마트의 노브랜드 SSM 진출은 대기업이 동네 상권까지 싹쓸이하겠다는 것"이라며 입점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파워'와 강력한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이 변종 SSM의 공습에 영세한 지역 상권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려 가는 형국"이라며 "대형마트 포화로 추가 개점이 어려워지자 대형유통업체들이 골목상권까지 넘보며 끝없이 배를 채우겠다는 탐욕은 사라져야 할 것"이고 주장했다.
 
대구지역의 경우 상인들의 반발로 노브랜드 대구 1호점 입점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마트는 대구시 동구 대림동 혁신도시 내에 300㎡ 규모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노브랜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인근 마트 점주 등 소상공인의 반발에 부딪혔다. 소상공인들은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을 만들어 대기업의 유통업 골목상권 침해 저지 집회를 이어왔다.
 
이에 대구시는 이마트와 소상공인들 간 4차례에 걸쳐 자율조정을 진행했고 입장 차가 팽팽해 결국 결렬됐다. 지난 1월 사업조정 심의회를 거쳐 2년간 영업개시 금지 결정이 내려졌다.
 
경실련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변종 마트를 앞세워 지역상권을 잠식하고 있는 케이스"라며 "노브랜드가 자체브랜드 생필품을 중심으로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는 만큼 입점 유예, 영업시간 제한 등 지역상권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정의당 전북도당과 전북소상공인대표자협의회 관계자들이 도의회에서 노브랜드 입점 반대를 위한 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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