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대통령, 아기, 여성, 처벌, 정책, 학생, 화폐’ 등으로 나타났다. 국민청원이 주로 여성과 아기, 학생 등 약자들을 위한 호소가 직접 전달되는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14일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지난해 8월19일부터 올해 4월13일까지 약 8개월간 청와대 홈페이지에 제안된 16만 건의 국민청원을 전수 분석했다.
핵심 키워드가 포함된 청원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통령' 키워드는 대통령제 개헌 문제, 국민소환제, 전임 대통령 문제 등에서 주로 언급됐다. ‘아기’는 아기용품 유해물질, 아동학대, 신생아 사망·유기 문제 등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성범죄 처벌 강화 등 미투 문제, 양성평등교육 의무화, 시험관 시술 등 난임 문제 등이다. 청소년보호법 개정·폐지 문제, 수능 연기, 학교 내 인권 문제 등으로 언급된 ‘학생’과 가상화폐 규제 문제와 삼성증권 시스템 문제로 언급된 ‘화폐’가 그 뒤를 이었다.
청와대가 의무적으로 답변해야 하는 추천수 20만 건 이상 국민청원에는 인권·성평등(7건), 안전·환경(3건), 문화·예술·체육·언론(3건), 정치개혁(3건), 보건복지(2건), 경제민주화(2건), 성장동력(2건) 순으로 나타났다.
추천수 상위 100건을 분야별로 집계하면 인권·성평등(19%), 보건복지(13%), 안전·환경(10%) 순으로 나타나 역시 인권·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 대상 16만건 중에서는 정치개혁(18%), 인권·성평등(10%), 안전·환경(7.7%), 육아·교육(7.4%) 순이다.
20만 이상 추천을 받지 못했으나 다수의 지지를 얻은 청원 내용도 윤곽을 드러냈다. 정치개혁 분야에서 국민투표법 개정 외에 지방분권 논의 촉구, 국민소환제 요구 의견이 많았다. 안전·환경 분야에서는 ‘소방관 처우 개선 및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 ‘건축물 안전관리 감독 및 관련 규제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육아·교육 분야에서는 민간기업 육아휴직 의무화, 어린이집 주변 유해업소 제한 등 보육환경 개선, 각종 스펙쌓기용 과열 경쟁을 막는 공교육 정상화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군 위수지역 문제 해결, 복무기간 단축 등 군인 처우를 개선 요구도 적지 않았다.
‘장애인을 받아주는 학원이 적은 만큼 음악, 운동 등 취미생활이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을 늘려달라’, ‘세금이 어디 쓰이는지 추적하고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달라’는 내용도 관심을 모았다. 야근 수당을 임금에 포함시켜 공짜 야근 등 부작용이 많은 포괄임금제도를 폐지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반려동물 관련, 동물 학대, 유기에 대한 처벌 강화, 입마개 의무화 대신 반려견 주인의 책임 강화, 반려동물 자율 표준진료제, 보험제도 마련 등도 요구됐다.
청와대 측은 “분석 당시 20만명 이상 지지 청원은 27건이었으나 14일 현재 35건으로 늘어났다”며 “작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는 총 8건이 답변 기준을 넘겼으나 2월 이후에만 27건(77.1%)이 20만 지지를 얻는 등 청원에 대한 관심이 최근 더욱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국민이 직접 묻는 국민청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며 “실제 국민들이 원하는 ‘내 삶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국정 운영과 정책 구현에 전 정부 차원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이 10일 오전 2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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