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영주암, 혜원정사, 범어사, 홍법사, 안국선원, 여여선원, 소림사, 고심정사, 내원정사, 감로사, 불지사…
6·13 지방선거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후보의 22일 하루 동안의 일정이다. 서 후보는 이날 석가탄신일을 맞아 부산 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을 돌며 78km를 돌아다녔다. 아침 7시부터 일정을 시작한 서 후보는 영주암에서 범산스님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 조찬공양을 함께 했다. 이후 혜원정사에 이어 범어사에 도착한 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오거돈 후보와 조우했다. 서 후보는 같은 당 소속 김세연 의원과 함께 경선스님과 만나 대화를 나눈 후 법요식에 참석했다. 이날 예를 차리기 위해 빨간 넥타이에 정장을 차려 입은 서 후보는 무더운 날씨에 이마에 난 땀을 닦으며 행사를 지켜봤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22일 오전 부산 범어사에서 법요식 참석을 위해 길을 가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서 후보는 범어사에서 법요식을 마친 후 곧장 홍법사로 향했다. 석가탄신일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서 후보는 오후 12시 가까이 돼서야 홍법사에 도착했다. 서 후보는 바로 홍법사의 법당으로 들어가 인사말을 했다. 서 후보는 이 자리에서 부산시장 선거에서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그는 “여러분에게 인사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무엇보다도 여기 계신 모든 신도님들 성불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13일은 선거일이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부산을 위해서, 경제를 위해서 전력을 다하겠다”며 “절대로 (부산을) 뺏기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 후보가 인사말을 하는 동안 주변에서 그를 본 시민들은 “부산시장이 왔다”며 관심을 보였다. 서 후보의 발언에 “말 한번 시원하게 한다”며 응원하는 시민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서병수(오른쪽 두번째) 부산시장 후보가 22일 오전 부산 범어사에서 주지 경선스님을 예방해 환담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이날 사찰 방문 일정이 촘촘히 짜여진 서 후보는 홍법사 일정을 마친 후 바로 안국선원으로 향했다. 안국선원에는 오찬공양을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서 후보도 안국선원의 수불스님과 오찬공양을 함께 했다. 그를 알아본 시민들과 가볍게 인사하고는 다음 일정이 있는 여여선원으로 향했다. 서 후보가 다음 일정으로 가기 전 그에게 지난 4년간 시정활동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그는 “지난 4년은 대나무 모죽을 키우는 과정이었다”며 “대나무 모죽이 4~5년동안 땅 밑에서 준비를 오래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느 정도가 되면 하루에 70~80cm 쭉쭉 크는 것처럼 그동안 부산 경제의 체질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4년 정도가 지나고 나니까 조금씩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예를 들면 부산이 살고 싶은 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 1위 등 이런 성과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년 간 시정활동은 자신이 내놓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너무 짧은 시기였다는 지적이다. 그는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4년동안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은 4년 동안에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김해 신공항 같은 경우 올해 8월달에 기본 계획이 나오고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기본 실시 계획이 나온다”며 “2025년까지 김해 신공항이 완공되도록 계획이 잡혀있기 때문에 김해 신공항을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그는 “2030부산등록엑스포가 국가사업으로 돼 있지만 이것은 국내에서 정리된 것이고, 이제는 해외를 상대로 유치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2030부산등록엑스포 유치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22일 오전 부산 범어사에서 열린 법요식에서 합장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오거돈 후보에 비해 서 후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강점도 궁금했다. 서 후보는 부산시장을 4년 역임한 시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과거 오 후보가 부산시장 권한대행 할 때와 지금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때는 부산 예산규모가 3조원이 채 안됐다. 그런데 지금은 부산 예산규모가 10조원을 넘었다”며 “지금은 부산이 과거 오 후보가 시장 권한대행을 할 때에 비하면 한마디로 천양지차”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올드한 분”이라며 “지금 부산은 2030년에 시민소득 5만불, 그리고 경쟁력있는 도시 세계 30위를 보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과거의 인물이 부산의 미래를 설계하기는 적합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4년동안 해왔기 때문에 비전도 있고, 준비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22일 오후 부산 안국선원에서 주지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부산 지역 내 사찰을 돌며 민심을 알아본 결과, 부산 시민들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대부분 “아직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현재까지는 박빙 아닌교” 등의 반응이었다. 현재까지 진행된 여론조사로는 오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보도되는 여론조사에 비해 서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상당한 듯 보였다. 홍법사에 만난 한 60대 남성은 “서병수 시장이 한번 더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이 들린다”며 “그동안 부산 발전이 많이 안됐지만 그동안 서 시장이 벌인 사업들도 있고, 이번에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병수 후보 약력 ▲1952년 울산 출생 ▲서강대 경제학과 ▲부산 해운대구 구청장 ▲제16·17·18·19대 국회의원 ▲제36대 부산광역시장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22일 오후 부산 안국선원에서 오찬공양을 마친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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