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주인은 우리들"…대한항공직원연대 공식 창립
2018-05-25 21:48:02 2018-05-25 21:48:02
[뉴스토마토 구태우·신상윤 기자] "대한항공의 '대한'이라는 두 글자가 자랑스러운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한번 더 기회를 주십시오."
 
자신을 객실 승무원이라고 밝힌 '희망이'는 2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마련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저희는 대한항공을 무너뜨리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다시 세우기 위해 모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더는 대한항공의 대표가 아니다"라며 "대한항공의 주인은 조양호 총수 일가가 아니라 우리들"이라고 강조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과 시민, 한진 계열사 직원들이 네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진행된 네 번째 촛불집회는 800여명의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과 시민이 모였다. 메신저 익명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비리 제보방'에서 추진된 이날 집회 역시 참석자들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얼굴에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주인공이 썼던 하얀색 '가이 포스크' 가면을 착용했다. 조종사 정복과 승무원 유니폼 차림의 참석자들은 'CHO, You are FIRED!'와 같이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이날 대한항공직원연대에서 제작한 원형 스티커를 몸과 가방 등에 붙이기도 했다. 이 스티커에는 여성 승무원들이 머리에 착용하는 리본과 'FLY TOGETHER 함께해요'라는 문구가 인쇄됐다.
 
2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과 시민, 한진 계열사 직원들이 네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네 번째 촛불집회는 영화평론가 허지웅씨와 익명 채팅방에서 '무소유'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특히, 그동안 조 회장 일가의 '갑질' 제보와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익명 채팅방의 '관리자'는 전화연결을 통해 대한항공직원연대의 창립을 선언했다. 그는 "외부에서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며 "끊임없는 내부고발과 더불어 '갑질' 근절 문화 운동 등을 할 것"이라고 대한항공직원연대의 결성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창립선언문은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대표해서 낭독했다. 그는 이날 비행 스케줄로 네 번째 촛불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과 시민, 한진 계열사 직원들이 네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 직원들은 노예이기를 거부하면 대한항공 직원연대 창립을 선언한다"며 "우리는 대한항공의 명예를 되찾고,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망친 원흉들을 차례로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누구보다 대한항공을 사랑하는 유능한 직원들로 대한항공직원연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과 시민, 한진 계열사 직원들이 네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아울러 이날 집회에는 남양유업 갑질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도 자유발언대에 오르는 등 국내 사회에 문제가 됐던 '갑질' 피해자들도 참석해 자유 발언을 했다. 네 번째 촛불집회는 이날 참석자들이 보신각에서 서울 서대문구 대한항공 서소문별관까지의 행진을 끝으로 해산됐다.
 
구태우·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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