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시작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은 주파수 확보전략과 함께 킬러 콘텐츠 마련을 위한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 주파수 할당 신청서를 제출한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목표로 한 주파수를 확보한다는 각오다. 최대 관심거리는 전국망에 쓰일 3.5㎓(기가헤르츠) 대역의 280㎒(메가헤르츠)폭을 누가 얼마나 가져가느냐다. 과기정통부는 이 대역에서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의 총량을 100㎒로 제한했다. 이통사들이 최대한 유사한 환경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저경쟁가격(시작가)은 총 3조2760억원이다. 3.5㎓ 대역이 2조6544억원, 28㎓ 대역은 6216억원이다.
(왼쪽부터)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관계자들이 지난 4일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신청 서류를 들고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접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는 15일 열리는 경매에서는 3사가 각각 100㎒-100㎒-80㎒나 100㎒-90㎒-90㎒를 각각 가져가는 경우가 예상된다. 3사 중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최종 라운드까지 최대치인 100㎒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수를 고려해 3.5㎓ 대역의 총량제한을 120㎒로 해줄 것을 주장한 바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가입자 수가 적지만 SK텔레콤과의 주파수 확보 경쟁에서 너무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이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5G 시대에 얼마나 많은 트래픽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파수 확보전에서 크게 뒤질 경우 상대적으로 속도가 줄어 소비자들의 불만까지 이어질 우려가 크다. 3사는 지난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목표로 한 주파수를 반드시 확보해 5G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SK텔레콤은 이번 경매 이후 추가 공급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경매에서 3.5㎓ 대역의 총량제한이 100㎒로 결정되자 "향후 주파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공급 계획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낸 바 있다.
지난 2011년 롤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에서는 1.8㎓ 대역의 20㎒폭을 놓고 SK텔레콤과 KT가 83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바 있다. 결국 SK텔레콤이 9950억원에 1.8㎓ 대역을 차지했다. KT는 1.8㎓ 대역을 포기한 대신 800㎒ 대역을 최저 경쟁가격인 2610억원에 낙찰 받았다. LG유플러스는 2.1㎓대역을 4455억원에 가져갔다.
주파수 대역이 확정되면 이통사들은 각 대역에 맞는 장비 수급에 들어간다. 강학주 LG유플러스 공정경쟁 담당 상무는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파수가 확정되면 협력 장비사들을 최종 결정하고 각 장비사들에게 주파수에 맞는 통신 장비 몇 대를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파수와 함께 이통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킬러 콘텐츠 수급이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5G 콘텐츠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꼽힌다. 이통 3사는 현재 각종 콘텐츠 전문 기업들과 협업하며 콘텐츠 수급에 한창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LTE에서 초기 VR과 AR 서비스만 경험한 상태"라며 "5G 시대에는 돈을 내고도 쓸만한 고품질의 VR과 AR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