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가전업계에 미세먼지를 활용한 '안티더스트(Anti-Dust)'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 미세먼지로 규모가 커진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클린가전' 시장에 이어 기존의 물걸레 청소기, 스팀다리미 등도 미세먼지 이슈를 제품 홍보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미세먼지로 먼저 뜬 가전제품군은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다. 이들 '미세먼지 가전' 3총사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미세먼지 나쁨' 상태가 잦아지는 날씨 속에서 시장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8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시장 규모는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2016년 10만대에서 올해 100만대로 추산된다. 의류관리기는 지난해 10만~12만대에서 올해 20만대 이상으로 시장규모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규모는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2014년 50만대에서 지난해 140만대, 올해 200만대로 예상된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미세먼지·초미세먼지를 잡아주는 필수가전 반열에 올랐다. 건조기는 옷에 묻은 먼지를 거름망으로 제거하며, 실외 미세먼지가 심한 날씨에도 실내 건조를 가능하게 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의류관리기 또한 살균·스팀 기능으로 미세먼지를 없애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써머스플랫폼이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건조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6% 증가했고, 매출은 251% 늘었다. 의류관리기 또한 각 228%, 252% 증가했다. 공기청정기 또한 매출, 판매량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마케팅이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스팀다리미로 유명한 한경희생활과학은 자사 미세먼지 가전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에 따르면 무선 물걸레청소기 '아쿠아젯'은 국내 유일 물분사 기능이 탑재된 제품으로 청소를 하면서 걸레에 물을 적실 필요가 없다. 헤드는 360도 움직여 가구 밑이나 사각지대, 구석 등을 닦기 용이하다. 회사 관계자는 "청소기 필터가 미세먼지를 거르지 못하면 다시 공중으로 내뿜는다. 진공청소기도 잘못 사용하면 미세먼지가 발생될 수 있다"며 "청소기 사용 후에는 즉시 바닥을 물걸레로 닦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한경희생활과학에 따르면 아쿠아젯은 올해 1~5월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위스 프리미엄 스팀다리미 로라스타는 '안티 더스트(Anti-Dust)' 가전이라고 어필하고 있다. 로라스타에 따르면 로라스타 스팀다리미는 강력한 스팀으로 99.999%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의류 관리 가전이다. 로라스타 다리미는 영국 알러지 협회(BAF),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등에서 살균력을 인증 받았으며 의류뿐만 아니라 침구, 패브릭소파, 인형 등도 살균할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도 미세먼지 이슈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을 비롯한 업체들은 에어프라이어를 환기 걱정 없이 요리할 수 있는 가전으로 소개한다. 에어프라이어는 최근 기름 없이 요리할 수 있는 가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장소는 부엌과 거실인데, 기름 없이 튀기는 에어프라이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인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조리 시 미세먼지(PM2.5)의 농도는 생선, 고기류 등을 튀기거나 구웠을 때 878㎍/㎥까지 올라간다. 6㎍ 이상이면 '나쁨'에 해당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이슈로 관련 가전제품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앞다퉈 미세먼지 프로모션, 마케팅을 활용하는 가전제품들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전업계 미세먼지를 활용한 '안티 더스트' 마케팅이 활발하다. 사진은 한경희생활과학의 물걸레청소기 아쿠아젯. 사진=한경희생활과학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