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분식회계 문제로 주권매매거래 정지상태인
경남제약(053950)이 새 주인찾기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현 경영진의 M&A(인수합병) 매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소액주주들과 합의를 통해 거래재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제약 경영진은 지난 4일 KMH아경그룹을 공개매각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주권매매거래 재개를 위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최대주주를 변경, 우량 최대주주를 확보하고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지난 5월 초 공개경쟁입찰 공고를 낸 뒤 다수의 업체가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유상증자 의사를 밝힌 후보 중에서 최종적으로 KMH아경그룹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KMH아경그룹이 가진 건실한 자금력과 높은 경영투명성 및 효율성, 우수한 내부통제시스템, 언론·미디어 인프라가 회사에 더해질 경우 회사가 계획중인 유통채널 확장, 중국시장 진출, 실버푸드 출시 등의 프로젝트에서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사흘 뒤 경남제약의 소액주주인 정영숙 외 3인이 이사 및 감사 4인을 해임하는 안건의 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최대주주 변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해임 대상에는 류충효 경남제약 대표이사도 포함됐다. 앞서 한 소액주주는 현 경영진을 내부거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액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사유로 ▲회사의 갑작스러운 주권 거래 정지 ▲회사 분식회계에 가담한 현 경영진의 독점적 경영 ▲법적 근거없는 M&A 공고로 현 임원진에 우호적인 주주에게 회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이전하려는 시도 ▲소위 황금낙하산 규정을 통한 경영권 방어의 시도로 인한 현 경영진의 교체 등을 주장했다
이미 분식회계 문제로 지난 3월부터 거래정지 상태인 경남제약에 하나의 난관이 더 생긴 셈이다. 경남제약은 이희철 전 대표이사가 재직해있을 당시 적자임에도 분식회계를 통해 흑자로 회계처리를 한 것이 드러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올라 지난 3월2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이 전 대표는 이미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실형을 살고 있으나 지난해 9월 부인 명의의 경남제약 지분을 본인 명의로 전환, 지분 20.84%의 최대주주로 올라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바 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경남제약 보유지분을 에버솔루션과 텔로미어에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계약을 체결했으나 국세청이 이 전 대표의 주식 전체를 가압류하면서 이 계약도 해지됐다.
지난 5월 거래소가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함에 따라 상장폐지 고비를 넘겼지만 6개월 안에 개선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지난 4일에도 소액주주 연대와 장시간 미팅을 진행하며 임시주총 소집사유에 대해 소명한 바 있고, KMH아경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많은 주주들이 조속한 주권매매거래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임시주총소집 소송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내 주주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주주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주권매매거래 재개를 위한 경영개선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식회계 문제로 주권거래매매 정지 상태인 경남제약이 거래재개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 일부가 현 경영진을 해임하기 위한 법적 행동에 들어갔다. 서울 강남구 경남제약 레모나의 팝업스토어 오픈식에서 주요 임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남제약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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