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유제품 의존 탈피…'디저트 외식' 시장 눈독
우유소비 감소 속 성장동력 찾기…매일·남양 등 점포형태 디저트사업 사활
2018-06-19 16:05:17 2018-06-19 16:05:17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유업계가 성장 침체에 허덕이는 유제품 대신 '디저트 외식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출산율 감소가 지속되고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우유 등 유제품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디저트 시장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복안이다. 특히 소비자와 직접 만날수 있는 카페나 팝업스토어 형태의 점포를 직접 운영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제품 외길만 고집해온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인근에 '밀크홀 1937' 로드숍 1호점의 문을 열었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해 8월 롯데마트 서초점에 숍인숍 형태로 테스트 매장을 오픈하며 테스트 과정을 거친 바 있다. 당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어 정식 매장 오픈을 추진하게 됐다. 이 매장은 조합원이 생산하는 원유를 바탕으로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4년 디저트카페 '백미당1964'를 론칭해 최근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매장 브랜드명은 기업 창립연도와 백가지 맛을 낸다는 뜻을 합한 것으로 남양유업이 직접 관리하는 유기농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백미당은 75개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 12월에는 홍콩까지 진출했고 올 상반기 중으로 홍콩에 2호점을 추가로 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폴바셋에서 상하목장 유기농 원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매출 756억원으로 2016년 매출 대비 15%가량 늘었다. 현재 매장 수도 100여곳으로 오는 2020년에는 매장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또, 폴바셋과는 별개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점 '상하목장 밀크 아이스크림 샵'도 운영하며 디저트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6년 다양한 우유 디저트를 만날 수 있는 '파스퇴르 밀크바'를 론칭했다. 저온살균의 건강한 원유로 만든 제품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현재 17개 매장까지 늘어났다. 최근에는 롯데몰 은평점과 롯데시네마 김포공항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마련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빙그레도 소프트아이스크림 브랜드 소프트랩을 통해 디저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안테나숍에 이어 지난 5월에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평균 250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고 있으며 여름철 방문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유업계가 디저트 매장 운영에 열을 올리는 배경은 주력 수익원이었던 우유의 소비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저성장 체제가 수 년째 지속된만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잠재력이 큰 디저트 시장을 낙점한 것이다.
 
실제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050톤이었던 국내산 우유 재고는 2016년 말 기준 1만9995톤으로 20배 가량 늘었다. 우유소비가 극심하게 줄어들며 재고만 쌓여가고 있는 셈이다.
 
반면 디저트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매장 형태로 소비자와 만나는 디저트 외식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국내외 디저트 외식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저트 외식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 8조9760억원까지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은 이미 오래된 문제이고 이에따른 우유 소비량 감소로 유업계가 더이상 버틸 힘을 잃고 있다는 게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라며 "소확행 트렌드까지 얹혀져 디저트를 즐기는 소비 문화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여 유업계의 디저트 외식시장 공략은 더 바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밀크홀 1937 종로점에서 모델들이 유음료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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