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5일 “국민연금은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기관으로서 수익을 최대로 올리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연금 사회주의라는 비판이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의 질의에 “지나치게 이념적 정치적 판단이다. 오히려 연금 사회주의가 아니라 연금 자본주의”라고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경영권 침해가 아닌 수익률 향상을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주인이 맡긴 돈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고객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기금을 관리한다는 주주권의 가이드라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지난 17일 초안이 공개된 스튜어드십 코드는 오는 26일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거쳐 도입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김 이사장은 “26일 기금운용위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결정되면 실무적 준비를 거쳐 바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세계적 흐름”이라며 “세계 연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데 비해 우리는 상대적으로 늦었다고 보지만, 나라마다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와 대화 및 협의를 통해 추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선 국민연금이 경영권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 참여만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에 ‘경영권 참여’ 방향이 제외되면서 재벌 총수 견제 장치로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재벌가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도입 논의가 시작된 스튜어드십 코드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보다 후퇴했다”며 “재벌들의 환호성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주주권 활동이 미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영참여를 하면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참여를 하면 국민연금은 지금보다 잦은 지분 공시를 해야 하고, 주권 등을 매수(매도) 한 후 6월 이내에 매도(매수) 해 이익을 얻으면 이를 반환해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한편 국민연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조직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 기금 1000조 시대에 대비해 조직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기금운용본부장(CIO) 산하에 증권부문장과 대체투자부문장을 새로 만들고, 대체투자조직은 투자 성격이 비슷한 자산별로 재편할 계획이다. 현재 기금운용본부는 7개 실(운용전략실, 운용지원실, 주식운용실, 채권운용실, 대체투자실, 해외증권실, 해외대체실)과 1개 센터(리스크관리센터)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기금운용본부 운용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해 운용직 급여를 시장 평균(50%)에서 시장의 상위 25%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세계 3대 연기금의 위상에 맞게 국민연금 운용직의 처우개선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민연금 운용직의 보수를 개선하기 위해선 내년도 예산 109억원이 추가로 드는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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