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BMW 차량이 연이어 주행 중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입차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BMW는 화재 사고가 대규모 리콜 사태로 확대되면서 수입차 2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는 반면, 벤츠는 무난하게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파격 할인을 통해 BMW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전날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안전 진단 24시간 가동 방안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BMW 차량에서 20여회 화재가 발생하자 지난 26일 10만6317대 리콜을 결정했다.
이번 사태로 BMW는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BMW의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3만3568대로 벤츠(4만1069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BMW는 '520d'(6706대) 2위, '520d xDrive'(3160대) 7위, '530'(3053대) 8위, '320d'(3003대) 10위 등 상위 10개 모델 중 4개를 차지했다. 하지만 리콜 대상에 530을 제외한 3개 모델이 포함됐고 차량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판매가 줄어드는 분위기라, 벤츠와의 격차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BMW의 리콜 건수는 35건으로 벤츠(18건), 아우디폭스바겐(11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벤츠는 무난한 1위 수성이 유력시된다. BMW 리콜 사태의 반사 이익에다가 최근 개별소비세 인하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벤츠의 주력 모델인 S클래스의 경우 개소세로 인한 인하 폭은 170만~230만원으로 다른 업체보다 크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가격이 비쌀수록 감면혜택이 커진다"면서 "벤츠의 판매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BMW의 연이은 화재 사건으로 인한 국토부 리콜로 인해 수입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파격 할인을 예고하면서 판매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우선 폭스바겐은 다음달 중순 '파사트 TSI'를 출시할 예정이다. 파사트 TSI의 판매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600만원에서 2000만원 중후반대까지 인하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파사트 TSI와 지난달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티구안 2.0 TDI'를 앞세워 현재 수입차 3위에서 순위 상승을 노린다는 목표다.
아우디도 다음달 출시되는 'A3' 모델 3000대에 큰 폭의 할인을 적용할 방침이다. 40% 할인으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가격으로 A3를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출시되기도 전에 이미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가격대에 출시된다면 하반기 아우디 판매량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이 올해 5~6월 3위 자리를 지킨 반면, 아우디는 같은 기간 4위, 6위로 부진했지만 A3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리콜 사태로 인해 기존 BMW 수요는 국내 완성차 차량보다는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 내에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BMW의 리콜 문제는 단기간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