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용호 "북미 신뢰조성 위해 쌍방 동시적 행동 필수"
2018-08-04 20:47:47 2018-08-04 20:47:47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이 4일(현지시간) “미국이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확고한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우리만이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핵시설 신고 등 선제적 비핵화 행동을 종전선언 채택을 위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표출로 보인다.
 
리용호 북 외무상은 이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가 진행 중인 싱가포르에서 “일방적 요구에만 매달리는 것은 불신만 되살리게 될 것”이라며 “조미(북미) 공동성명이 미국의 국내정치의 희생물이 되어 수뇌분들의 의도와 다른 역풍이 생겨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두고 “과거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새 역사를 써나갈 데 대한 합의를 이룩한 것”이라며 “조미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담보하는 근본열쇠는 신뢰조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나하나씩의 단계적인 동시행동을 통해 신뢰를 착실하게 쌓아나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리 외무상은 “조미 사이의 신뢰조성을 위해서는 쌍방의 동시적 행동이 필수적이며,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공동성명에 셋째와 넷째 조항만 먼저 이행할 것을 주장하고, 우리는 첫째와 둘째 조항만 먼저 이행할 것을 주장한다면 신뢰 조성이 힘들 것이며, 공동성명 이행 그 자체가 난관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1·2번 조항은 ‘새로운 관계 설립과 평화체제 구축 노력’을, 3·4번 조항은 ‘완전한 비핵화 노력’ ‘미군 유해송환’을 각각 담고 있다.
 
리 외무상은 “지난 4월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택했다”며 “그 실현을 위해 우리는 조선반도와 그 주변의 평화적 환경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우리가 비핵화를 위해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조선반도의 평화보장과 경제발전을 고무추동하는 건설적 조치들로 화답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4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아세안외교안보포럼(ARF)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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