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과정을 보고 받고 이를 승인했다는 취지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부분에 대한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3월 총선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김 전 의원으로부터 2억원을 받는 등 총 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공개한 김 전 기획관의 조사 당시 자수서와 진술조서에서 그는 “2008년 3월 김소남 의원으로부터 ‘이명박 대통령께 부탁해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게 해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후 김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또 “2008년 3~4월쯤 김 의원으로부터 청와대 앞 도로에서 5000만원씩 4번에 걸쳐 합계 2억원을 받아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하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면서 “돈을 받기 전후 이 전 대통령에게 ‘김소남이 인사를 했다’고 말씀드렸고, 이 국장과 함께 집무실에 찾아가 돈을 받았다고 말씀드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2008년 3월 당시 '김소남이 공 들이고 있다'고 보고하자 이 전 대통령이 저에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며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비례대표 7번을 배정받고 당선됐다. 당시 한나라당은 호남몫으로 상위 배정했다는 공식 설명을 내놓았지만 경력 등을 문제 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공판은 이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수면 무호흡증 및 당뇨 등 지병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한 이후 처음 열렸다. 이 전 대통령은 입원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고, 변호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고개를 저으며 웃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퇴원 후 처음으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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