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면허 취소 위기에 놓였던 진에어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갑질' 논란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구 노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신규노선 허가와 신규 항공기 등록이 제한된다.
17일 국토교통부는 진에어 면허취소에 대한 청문회와 면허자문회의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세종정부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열린 진에어, 에어인천 면허취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법률자문, 청문,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면허 자문회의 논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허 취소로 달성 가능한 사회적 이익보다 면허취소가 가져오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해 면허 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면허 취소에 따른 근로자 고용불안정, 예약객 불편, 소액주주 및 관련 업계 피해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앞서 진에어는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밝혀졌다. 항공사업법 개정 전 구 항공법상 외국인 임원 재직은 항공운송사업의 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달 30일과 이번달 6일 2번의 청문회를 열어 진에어 면허 취소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16일에는 면허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최종 판단을 내렸다.
김 차관은 이번 면허 취소 유보 결정에 대해 "구 항공법의 외국인 임원 재직은 외국인의 국내 항공사 지배를 막기 위한 조치였고, 조현민 전 전무의 등기 임원재직으로 인해 항공주권 침탈 등의 실제적 법익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토부는 면허를 취소하지 않더라도 갑질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또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을 통해 페널티를 준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이러한 제재는 진에어가 청문 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러시아 국적의 수코레브릭이 등기 임원으로 재직했던 에어인천에 대해서도 외국인 임원 등재에 따른 법익 피해가 없었다는 판단 아래 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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