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태국 의약품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생산기지 기능 붕괴 등 다양한 국내·외 과제에 직면한 태국의 상황이 국내 기업 입장에선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의 의약품 시장규모는 50억 달러(약 5조6800억원)로, 전년 대비 7.7% 증가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으로, 현재 500여개의 제약기업이 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원료의약품 수입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해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또 최근 베트남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생산기지 기능이 약화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베트남에 뺏기고 있는 가운데 자국 제약기업의 경쟁력 향상이 절실하지만 이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이에 따라 해외 제약기업 유치 등 자국 제약산업에 대한 육성이 시급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10대 집중 육성 산업 가운데 하나로 의료부문을 선정, 자국 국영기업에 부여되던 독점적 의약품 공급 권한 등의 특혜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는 등 해외기업 유치와 함께 정부차원의 자국 제약산업의 체질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국내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시장 규모 한계 속 글로벌 시장 진출이 대안으로 꼽히는 가운데 태국 시장의 성장성과 현 상황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태국왕립생명과학원과 오는 12일 방콕 국제 무역 전시 센터(BITEC)에서 한·태 제약 파트너십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서는 한·태 제약 바이오 분야 파트너십을 위한 태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미래 방향을 비롯해 ▲해외진출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 정책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화장품, 건기식 소개 등의 주제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선 코오롱생명과학, 종근당, 대웅제약, 바이오솔루션, 카이노스메드, 테고사이언스 등이 행사 참석을 위해 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자국 제약산업을 육성하려는 동남아시아국가와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제약기업들을 잇는 가장 효율적인 매개체는 개량신약"이라면서 "이번 태국 방문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기술제휴, 노하우 전수, 현지 투자 등 글로벌 진출의 물꼬를 트는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높은 성장성과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기지 역할 약화 등의 국내외 상황이 겹친 태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AP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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