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부여 백제대교 아래로 추락했던 SUV차량 운전자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운전자는 부여읍에 거주하는 A씨(49세)로 밝혀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7시 50분께 부여읍에서 규암방면으로 향하던 A씨의 무쏘 차량은 백제대교의 3분의 2를 지날 무렵 급작스레 보호난간을 들이받은 뒤, 다시 중앙선에 설치된 안전봉을 받고는 곧장 우측으로 핸들을 꺾어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사고 현장을 비추던 CCTV 폐쇄회로를 보면 A씨의 차량은일체의 감속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속도를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차량은 난간을 부수고 나갔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유족의 동의를 얻어 부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시, 사고를 목격한 환경미화원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들은 불어난 금강물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백제보 수문이 개방돼 물살이 빨라졌다. 수심이 14m나 되는 곳에 잠수대원을 투입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저 물살이 잦아들기만을 바래야 했다.
오전 10시쯤에는 광역기동단이 보트를 타고 수중음파탐지기 등을 가동했다. 그렇게 몇 시간동안 수색해 사고차량이 있는 곳으로 두 곳이 지목됐다. 모두 차량이 추락한 곳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차량이 있는 위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잠수대원들이 보트의 밧줄에 의지한 채 거친 물살을 헤치고 들어가야 했다. 견인을 위해선 차량에 견인고리를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쉽지 않았다. 해가 저물어가고 흐린 물, 여전히 세게 흐르는 금강물은 두 시간이 넘도록 잠수대원들을 방해했다. 결국 사고발생 11시간 40여분 만인 오후 7시 30분. 차량은 백제대교 위로 견인됐다. 이날 경찰과 소방관 등 총 81명이 투입됐다. 장비는 구조차와 광역기동단, 보트 등 16대가 동원됐다.
한 주민은 지난해에 이 다리에서 농어촌버스가 추락할 뻔한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제동을 걸어 차량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보호난간은 힘이 없었다고 했다. 그보다 SUV이상 되는 차량들이 쉽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도로와 인도의 높이는 턱 없이 낮아보였다. 다리 중간 중간에는 보호난간이 없는 곳도 있었다.
부여군 담당자는 “안전점검, 안전진단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선침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해에 임시로 안전봉을 설치했다”며 인도와 도로의 높이차에 대해선 “규정이 바뀌었는지 확인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백제대교 아래로 추락한 SUV차량은 사고발생 11시간40여분 만에 다리 위로 다시 올라왔다. 사진/부여소방서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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