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남북정상회담에 판문점선언 비준안 가져갈 생각 말라"
"북 비핵화 약속 제자리걸음…평화 담보도 없이 돈만 퍼주자는 얘기"
2018-09-09 17:23:45 2018-09-09 17:23:4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청와대가 1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4·27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북 정상회담에 국회의 판문점선언 동의안을 가져갈 생각은 하지 말라”며 “국민적 동의와 합의 과정 없이 판문점선언의 일방적 비준 동의 밀어붙이기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판문점선언을 무조건 비준 동의하라는 요구는 평화에 대한 담보도 없이 돈만 퍼주자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뒤늦게 비용추계안도 함께 제출한다지만 그것은 비준동의의 완결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며 “정부가 제출한 비용 추계가 과연 타당한지, 위기에 직면한 우리의 민생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국민들에게 그 같은 부담을 지우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철저히 따지는 등 국회 심의를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와 여당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추석을 앞두고 경제 실정으로 초래된 민심 이반을 남북관계 이슈로 돌려 돌파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남북관계를 정권에 닥친 위기 돌파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판문점 선언 이후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 제제 등 전 세계가 핵 없는 한반도를 기원하며 대북제재에 동참하는데 대한민국은 국회차원에서 판문점선언의 국회비준동의를 해 국제 (대북)공조를 깨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4·27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에게 준 USB(이동저장장치)의 내용을 밝혀달라”며 “국민들과 국회는 그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데 향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진전시키고 북핵 폐기를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국회 비준동의안은 18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바치는 선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이란 환상이 현실에 부딪혀 깨지자 남북경협이란 환상을 내세웠다”며 “경협을 할 때 정부 예산뿐 아니라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무리하게 북한에 투자하게 만들고 진출하게 하는 정부의 압력이 있다면 한국당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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