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가 하이투자증권을 품에 안으며 지방금융사로는 처음으로 은행·증권·보험 등을 보유한 종합금융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는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2016년 6월 매각을 선언한 이후 2년여만의 결실이다. DGB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계기로 비(非)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가시화되고 있다. (왼쪽부터) 하이투자증권, DGB금융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안건과 현대선물 손자회사 편입을 의결했다. 자회사 인수의 최종 관문으로 여겨졌던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면서 DGB금융은 2011년 설립 이래 7년 만에 은행과 보험, 증권사를 모두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됐다.
현재 DGB금융은 대구은행과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를 자회사로 갖고 있으며 하이투자증권은 8번째 식구가 된다. 인수 지분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85.3%로 인수가는 4500억원이다.
최종 인수는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11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금융위 승인 이후에는 피인수기업과의 고용문제나 정관 변경 등 세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작업들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내달 주총를 개최하고, 11월 중에 증권사의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의 손자회사 편입신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완료되면 DGB금융의 수익도 개선된다. 올해 상반기 하이투자증권의 순이익은 337억원으로, DGB금융의 상반기 순익(1982억원)과 합치면 2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6월말 총자산 6조2000억원, 자기자본 7354억원 규모를 갖춘 중형 증권사로, 서울 등 수도권에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복합점포 등을 통해 영업기반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로 김태오 DGB금융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5월 취임한 이후 강도 높은 인적쇄신과 조직 개편을 바탕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펼친 것이 인수·합병(M&A) 승인 과정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DGB금융의 자회사 편입을 가로막았던 대주주 적격성 논란 등은 문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DGB금융은 작년 11월 하이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12월 하이투자증권 인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전임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등의 논란으로 신청서가 반려된 바 있다.
새롭게 바통을 이어받은 김 회장은 DGB금융의 첫 외부 출신 수장이라는 점에서 그간의 비위 사건과 연결점이 없었고, 취임 직후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 임원의 60%를 물갈이 하고 금감원에 경영정상화 이행 각서를 제출하는 등 과감한 쇄신도 단행했다.
그는 또 윤석헌 금감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잇달아 만나 하이투자증권 인수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제출된 인수 신청서에도 모범적인 지배구조방안과 사업계획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DGB금융의 숙원사업인 하이투자증권 M&A에서 성과를 거둠에 따라 조직 내 기반은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DGB금융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구은행의 수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김 회장 주도의 계열사 시너지 확대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DGB금융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계열사 시너지를 제고하고,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은행-증권 또는 은행-증권-보험이 결합된 금융 복합점포 개설을 면밀하게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복합점포를 통해 대구·경북 중심 네트워크와 고객기반이 수도권 및 동남권으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 계열사간 소개영업 활성화로 금융시너지는 극대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의 IB 역량강화, 직접금융 상품 제공, 연계상품 확대를 통한 계열사간 공동마케팅 등으로 수익원 다변화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태오 회장은 “이번 증권사 편입이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앞으로 혁신적이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고객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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