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오는 1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향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 5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들을 감안해서 조만간 경제전망을 다시 짚어볼텐데, 지난 7월 전망시점 이후에 각 경제통계의 실적치로 미뤄볼 때 성장과 물가에 관한 종전 전망치가 다소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와 함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 총재의 발언으로 비춰볼 때 한은은 이날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0.1~0.2%포인트 가량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현대경제연구원 등 주요 국제기구 및 국내 민간경제연구원 등은 이미 성장률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도 재차 내비치면서 금리 인상 필요성의 근거로 '금융불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물가 등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불균형 누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그러한 기본적인 입장에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가계, 기업, 정부 부문의 총부채 규모가 리먼사태 이전보다 크게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으로서도 금융안정 차원에서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 계속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전망치의 조정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고 전망을 하고 나서 그 수정 전망을 한 흐름, 성장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종전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는지, 아니면 대체로 부합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해 나간다는 판단이 선다면 금융안정도 비중있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라고 언급, 성장률 하향조정과 금리 인상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시장에서는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부는 이르면 이번달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시각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 금리 상승과 유가, 유로 지역 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국내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며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데, 현 시점에서 어느 요인이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냐는 논쟁은 현재로써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는 "금통위는 본연의 책무에 충실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며 "외부의 의견을 너무 의식해서 금리 인상이 필요한 데 인상을 하지 않는다든가, 아니면 인상이 적칠지 않은데도 인상을 하는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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