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 음원 콘텐츠 계열사 지니뮤직이 10일 CJ ENM 자회사 CJ디지털뮤직과 합병을 완료한다. 지난해 LG유플러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지니뮤직은 CJ를 우군으로 얻게 됐다. 합병 완료 시 KT는 최대 주주를 유지하고, 2대 주주는 CJ ENM, 3대 주주는 LG유플러스가 된다. 지니뮤직은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로 이어지는 음악시장의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음원 유통과 서비스 플랫폼 강자인 카카오M 멜론의 대항마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니뮤직은 합병을 계기로 CJ디지털뮤직이 담당했던 CJ ENM의 자체 제작음원 및 음반 유통을 전담하게 된다. 이에따라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격인 음원 유통 시장 점유율은 현재 13%에서 35%로 껑충 뛴다. 멜론(33%)을 누르고 업계 1위가 되는 것이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인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도 기존 점유율 22%에서 CJ디지털뮤직이 운영하던 엠넷닷컴 점유율 8%를 합쳐 30%로 올라선다. 다만 이 시장은 멜론이 60%의 점유율로 굳건한 상황이다.
지니뮤직이 10일 CJ디지털뮤직과 합병을 완료한다. 사진은 지난 8월 열린 지니뮤직 미래사업 전략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니뮤직은 CJ ENM의 콘텐츠와 KT·LG유플러스 이동전화 가입자를 근간으로 음원 서비스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CJ ENM은 국내 최대 동영상 서비스 업체이고, KT와 LG유플러스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합치면 2500만명에 이른다. 이를 통해 지니뮤직은 2022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지니뮤직과 엠넷닷컴을 합친 월 이용자는 300만명 남짓이다.
B2C 시장 정복을 위해 CJ ENM이 보유한 동영상 콘텐츠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을 계획이다. 내년부터 지니뮤직 애플리케이션(앱)에서 CJ ENM이 제작한 음원기반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 음원 서비스가 아닌 비주얼 플랫폼을 강화하는 것이다. 가상현실(VR) 기술로 아티스트의 4차원(4D) 라이브 영상을 즐기고,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 촬영만으로 아티스트의 영상, 이미지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B2B인 음원 유통 시장으로 지니뮤직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영역은 멜론이 30% 점유율을 넘기며 독주했지만 합병을 통해 지니뮤직이 1위 사업자가 된다. 때문에 음원 제작사나 연예기획사 등 엔터 콘텐츠 업체와 제휴를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B2B를 잡아야 AI 스피커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등 인접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어 미래 전략 차원에서도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와 플랫폼의 시너지를 통해 B2C와 B2B 시장에서 지니뮤직의 영토확장이 기대된다"며 "멜론의 독주가 지속되던 음원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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