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장년 10명 중 4명이 재취업 후 임금이 이전 직장에서보다 5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가량이 근속기간이 1년 미만에 그쳐, 현실의 높은 벽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에 따르면 40세 이상 중장년 518명을 대상으로 '2018년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 퇴직 후 '재취업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구직자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8%였다. 이들의 재취업 후 임금수준은 전 직장 대비 50% 미만이 38.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60%(19.4%), 60~70%(15.5%) 순이었다. 이전 직장보다 임금을 높게 받는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중장년이 이전 직장에서 퇴직한 이유는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가 56.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년퇴직(21.4%), 사업부진·휴폐업(13.3%) 순이었다. 은퇴 이후 필요자금의 충족 방법으로는 국민연금 등 공적지원(24.8%)과 재테크(14.3%)보다 재취업(34.6%)을 가장 선호해, 중장년에게 일자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취업한 회사에서 근속기간은 1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45.4%로 절반에 달했다. 1년 이상~2년 미만은 29.2%, 2년 이상은 25.4%로 집계됐다. 특히 재취업에 성공한 5명 중 1명은 6개월 이내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한 회사에서 퇴사한 사유로는 계약기간 종료(27.5%)를 가장 많이 꼽았고, 사업장 경영악화(21.5%), 고용불안·기업성장 가능성 불투명(12.3%) 순이었다. 이인숙 전경년 중장년일자리센터 선임은 "재취업 못지않게 안착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며 "빨리 능력 발휘를 해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고 적응기를 잘 버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년이 구직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채용수요 부족이 50%로, 첫 손에 꼽혔다. 나이를 중시하는 사회 풍토도 34%의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재취업 활성화의 과제로 중장년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개발(34.1%)이 지목됐다. 중장년 일자리기관 확충(15.8%), 장년 친화적 고용문화 확산(15.3%), 다양한 직업교육 운영(13.2%) 등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배명한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퇴직 후 경력에 적합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고 임금수준도 점점 낮아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장년고용 활성화 대책과 함께 정부의 중장년 채용지원제도 역시 확대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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