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지난 5일 수감생활을 마치고 경영일선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다.
석방된 뒤 열흘사이 지배구조 개편과 임직원 독려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며 그가 천명했던 '뉴롯데' 완성을 위해 본격 시동을 건 모습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지주는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일부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일부를 포함해 총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매입했다. 지분 인수에 소요되는 비용만 2조23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법정 구속됐던 신 회장이 풀려난 지 닷새만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 회장은 2015년 경영권 분쟁으로 불투명한 롯데의 지배구조와 일본 기업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 전환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약속을 이행에 나섰지만 유통 및 식품 계열사만 지주사에 편입돼 '반쪽 짜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올 4월 롯데지알에스 등 추가 분할합병 작업을 통해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고 지주체제를 강화했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을 진두지휘한 오너의 법정구속이라는 변수까지 걷히며, 이번엔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등 11개사가 지주사도 편입돼 조금씩 완성된 지주사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이에 롯데 안팎에선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고, 신 회장은 향후에도 비상장 계열사들의 순차적 상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11일 석방 후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들에게 독려의 메시지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올린 글에서 신 회장은 "사랑하는 롯데 임직원 여러분, 최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견디며 회사를 위해 헌신해준 직원 여러분과 가정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며 "그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을 겪게 하여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사과의 마음도 전했다.
이어 "저를 믿고 롯데를 든든히 지켜준 여러분이 있었기에 저 역시도 힘을 낼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복귀로 그동안 추진하진 못했던 것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룹 내부도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며 "임직원들도 다시 의욕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석방 후 첫 해외출장 행보도 주목의 대상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4개 BU(Business Unit·사업부문)별 현안 보고 및 주요 계열사 정기이사회를 이번주 모두 마무리하고 곧바로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지난 2월 신 회장은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했지만 등기이사직은 유지한 상태다. 향후 주주총회에 대표이사 선임안을 상정,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고 일본 출장도 이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로 임직원도 수시로 업무회의와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늘고 있다"며 "경영진도 당분간 분주한 일정이 예상되며 총수 공백이 사라진만큼 그룹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합심하는 시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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