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랜차이즈박람회 가보니…소자본·무인 창업 인기
대형외식업체, 1~2인 타깃 브랜드 들고 나와…창업비용 1~2억선 인기
2018-10-18 16:31:03 2018-10-18 16:31:03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4~5억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예전만큼 크게 투자하고 싶지 않아해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6회 프랜차이즈서울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100조 가까이의 매출을 내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1년 개점대비 폐점률)은 87.9%로 업계서는 올해 폐업률이 90%를 넘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위기설이 계속 대두되자 과거 유행하던 3~5억 규모의 대형 창업보다는 1억 전후의 소자본 창업,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무인 창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46회 프랜차이즈서울 박람회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포착됐다.
 
붐비는 스터디카페 부스. 사진/뉴스토마토
 
18일 방문한 프랜차이즈서울 박람회는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붐볐다. 은퇴 후 프랜차이즈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 기존 업체를 운영 중이나 수익이 나지 않아 타 업체를 구경하러 온 자영업자 등이 대부분이었다. 약 150여개 업체가 각자의 부스에서 가맹점 우대 조건을 내세우며 홍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참가 업체 중 소위 1군 기업으로 불리는 대형 업체는 보이지 않았다. 외식 가맹점의 경우 한끼 10000원 이하의 업체들이 주를 이뤘으며 무인스터디카페, 무인키오스크 업체 등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 중 무인 창업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스터디카페 창업 부스는 상담 인원으로 붐비는 반면 외식업계의 창업 부스는 썰렁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르하임스터디카페 관계자는 "스터디카페는 초반을 제외하고 24시간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해 최저임금 상승과 더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에 위치한 크린토피아코인워시 부스도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크린토피아코인워시는 기존 크린토피아 세탁소에 코인세탁기를 함께 운영하는 형태의 프랜차이즈다. 크린토피아 관계자는 "기존의 인지도는 유지하되 혼자 운영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식업체 앞 무인키오스크가 설치돼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외식 프랜차이즈의 형태 변화도 눈에 띄었다. 과거 대형평수 창업을 고집하던 '채선당 샤브샤브', '원할머니보쌈' 등은 1인 가구에 주목해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출시·배달 강화 등으로 새로운 전략을 꾀하고 있었다. 채선당 샤브샤브는 1인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샤브보트', '행복가마솥밥' 등의 브랜드를 앞세웠다. 부스에서는 기존 채선당 가맹점 상담도 진행했으나 홍보는 샤브보트, 행복가마솥밥 브랜드 위주였다. 행복가마솥밥 부스 앞에는 무인키오스크가 설치돼있었다. 채선당 관계자는 "보통 외식을 생각하면 대형 업체를 생각하는데 행복가마솥밥은 한식이면서 1인 식사가 가능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원할머니보쌈 기존 브랜드 로고 하단에는 'Delivery(배달)'로고가 삽입돼 있었다. 김진오 원할머니보쌈 점포개발팀장은 "평수가 큰 매장에서도 배달 건수가 증가했다"며 "배달 시장 규모를 보면 배달전문점도 운영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해 핑크돼지, 원할머니보쌈 배달전문점 등의 창업 상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소자본을 공략한 외식업체와 달리 중형~대형 규모의 음식점 가맹사업을 내세운 부스 내부는 한산했다. 시식행사로 부스 밖의 줄이 긴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중저가 커피전문점도 인기가 높다. 사진/뉴스토마토
 
포화산업이라고 불리는 커피전문점 창업부스는 여전히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다만 아메리카노 기준 2500~3000원의 중저가 커피 매장이 대부분이었다. 커피베이 관계자는 "창업시장에 브랜드가 늘어나며 선택폭은 넓어졌지만 창업을 꺼리는 인원도 함께 늘어났다"며 "대형 커피전문점 업체들은 평수 제한도 있고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등이 있다보니 3~4억원 정도가 필요한 반면, 커피베이, 더벤티 등 중저가 브랜드는 1~2억 정도로 창업비용이 저렴해 인기"라고 설명했다. 
 
주류창업 역시 대규모의 점포로 운영하는 포차보다 '수제맥주' 창업이 주를 이뤘다. 수제맥주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저렴한 안주, 가성비 좋은 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칠성포차를 운영하는 NHF도 지난 2016년 '브로스크래프트비어'를 론칭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NHF 관계자는 "브로스비어는 안주류도 만원대로 저렴하며 인건비가 적게드는 소자본 창업에 속한다"며 "시음·시식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체험형 VR게임존 창업에도 관심이 뜨거웠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관리를 해줘야하는 포인트, 즉 인건비가 적게 들다보니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VR존에 줄서있는 사람들. 사진/뉴스토마토
 
한편 올해 박람회를 주최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을 '제1회 프랜차이즈 산업인의 날'로 지정하며 인터콘티넨탈 다이아몬드홀에서 기념식을 진행했다. 기념식에는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이동욱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 등이 참석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는 오는 20일까지 코엑스 C&D홀에서 진행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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