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2008년 발생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 담당 검사가 제출한 고 장자연씨 통화내역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 과거사진상조사팀은 28일 "당시 수사검사가 제출한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통신사가 제공한 날짜와 시간적 차이가 있고 편집한 형태로 돼있다"면서 "당시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원본 파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통화내역은 경찰이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확인한 내용으로, 장씨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단서들이 포함됐다. 당시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3대를 확보해 조사했다. 하지만 수사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가 최근 수사담당 검사가 진상조사팀에 제출했다.
이 뿐만 아니라 사건 당시 경찰은 장씨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수사했다고 발표했으나 컴퓨터 디지털 포렌식 결과 역시 수사기록에 첨부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진상조사팀은 밝혔다.
더욱이 경찰은 2009년 3월 장씨의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했지만 불과 57분만에 끝냈고, 실제 압수수색도 장씨가 사용하던 침실 위주로 진행 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조사팀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침실과는 별도로 있었던 장씨의 옷방(드레스룸)이나 장씨가 들고 다니던 가방도 열어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본체 1대와 휴대폰 3대, 메모리칩 3점 다이어리 1권, 메모장 1권, 스케치북 1권을 확보하는데 그쳤고 장씨가 쓰던 수첩과 메모장이 장씨 침실 여기저기에 있었으나 그 외에는 압수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장씨의 핸드백 안과 립스틱 보관함 사이에도 명함이 꽂혀 있었으나 이 역시 확보하지 않았다.
진상조사팀은 "장씨 수첩 등 자필 기록과 명함 등은 장씨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인데 초기 압수수색 과정에서부터 다수 누락됐다"면서 "그나마 경찰이 확보한 장씨 다이어리와 메모장 복사본 역시 수사기록에 첨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장씨가 생전에 즐겨 사용하던 미니홈페이지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영장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수사기록상 20009년 3월31엘 장씨 싸이월드 압수수색 영장 신청 예정이라고 돼 있지만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장씨가 싸이월드에 개인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이 큰데도 압수수색 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장자연씨가 쓰던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대검 과거사진상조사팀.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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