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외국인투자 촉진 등을 위해 지난 2003년 도입된 경제자유구역 제도가 새롭게 개편된다. 무분별한 지정과 국내 기업 역차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규제혁신을 통해 서비스업과 신산업에 집중,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기업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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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5일 '제102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확정한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은 2028년까지 경자구역의 운영 계획을 담고 있다. 경자구역은 외국인투자 촉진 등을 위해 2003년 처음 도입된 제도로 외국인투자기업에 조세감면, 규제특례, 입지지원 등을 제공한다. 현재 인천과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경북, 동해안, 충북 등 7개 구역에 281㎢가 지정돼 있다.
지난 1차 계획에 따라 그동안 투자와 고용 증가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고 국내 기업을 역차별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실제 경자구역 입주 사업체 4729개 중 90% 이상이 국내기업이지만, 산단과 같은 시너지효과를 노릴 뿐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은 사실상 전무하다. 외국인 투자 기업은 331개(6.9%)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역별 중점업종을 선정하고 특화 구역 등을 추진 중이지만 국가경제 차원에서 육성이 필요한 성장동력 부족한 편이고, 외투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국내 앵커기업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완화, 조세감면 등의 인센티브가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자구역 초점을 인프라 개발과 외국인투자 유치에서 맞춤형 규제혁신과 입주기업 혁신성장 지원으로 전환키로 했다. 경자구역별 중점유치 업종을 기존 주력산업에서 신산업·서비스업 중심으로 조정하고 이들 기업에 대해 연구개발(R&D), 세제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기술 투자를 이끌어 내는 업종 기업의 경우 국내외 기업 차등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혁신성장 선도사업에 대해서는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 등을 바탕으로 규제혁신에 대응하고, 필요한 경우 경자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규제를 발굴하고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부는 이번 경자구역의 새로운 계획으로 국내외 기업의 투자 80조원을 이끌어내 일자리 27만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수치가 현실화 될지는 불확실해보이지만 이번 계획을 통해 기업이 좀 더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결국은 해외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좀 더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해주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경자구역에서 어떤 걸 해주겠다는 건지 명확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속히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신산업, 혁신성장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된 사람, 기업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복지가 아닌 새로운 산업의 관점에서 사람을 키워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경자구역에 총면적 총량관리제도 도입한다. 총 360㎢의 총량을 두고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무분별한 지정확대를 방지하겠다는 목표다. 또 신산업 지구 등 일자치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들 경우 추가 지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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