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3사에게 아이폰XS 불법 보조금 중단을 주문했다.
방통위는 지난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유통 담당 팀장들을 소집해 "페이백이 생기지 않는 수준으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조정하라"고 경고했다. 이통 3사는 지난 2일 아이폰XS·아이폰XS맥스·아이폰XR 등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출시 당일과 다음날 보조금 경쟁이 벌어졌다. 일부 휴대폰 집단상가를 통해 아이폰XS에 42만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에 48만원 등의 판매장려금이 지급됐다. 출고가 156만2000원의 아이폰XS맥스가 현금 완납 기준 100만원 초반대에 판매되기도 했다.
판매장려금은 가입자 유치를 목적으로, 이통사들이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판매자들은 판매장려금의 일부를 가입자에게 개통 후 현금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방식으로 가입자를 확보한다. 이통사들이 판매장려금을 많이 줄수록 대리점이나 판매점들이 페이백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 또한 커진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아이폰XS 예약구매자들이 차례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폰 신제품에 판매장려금이 집중되면서 번호이동 수치도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2일 번호이동 수치는 2만8753건, 3일은 2만2159건으로 집계됐다. 전산 휴무일인 4일과 5일을 합한 번호이동 수치는 2만3733건(일 평균 1만1867건), 6일은 1만2645건으로 줄었다. 이통사들이 아이폰 신모델 출시 당일과 다음날 판매장려금을 집중적으로 뿌린 결과다. 선택약정할인(25%)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면서 평소 일 번호이동 수치는 1만건 초반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일 평균 번호이동 수치는 1만144건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단말기 보조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하는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됐다. 하지만 일부 유통망에게만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은 이용자 차별에 해당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행위다. 방통위는 판매장려금의 적정 수준을 30만원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이폰XS 출시와 함께 불법 보조금 경쟁이 과열된 측면이 있어 이통사들에게 시장 안정에 협조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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