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5대 금융지주 시대'가 다시 개막하면서 치열한 '진검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디지털 경쟁력 제고, 비은행 부문 강화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펼칠 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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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은행 미래전략단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 80여명을 ‘지주사 전환 태스크포스(TF)’로 발령 내고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 준비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 해체 이후 4년 만에 지주사로 부활하게 된 우리은행은 새롭게 꾸려진 TF를 통해 주주총회 준비 등 지주사 전환 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동시에 내년도 경영계획과 자금조달 계획, 인사제도 등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은행에서 지주 체제로 바뀌는 만큼 비은행 부문 M&A에도 힘쓸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내정자인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내정 직후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지주사 전환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기업 가치 극대화를 통해 완전 민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주사 전환 직후 M&A를 추진해 비은행 부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완전 민영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다만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본비율 계산 시 타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표준등급법’이 적용됨에 따라 대형 M&A보다 부동산 신탁회사나 자산운용사 등 중소형 금융회사 인수가 우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지주사 설립 후 1년간은 대규모 투자가 어렵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산운용사와 부동산 신탁회사 매물을 검토해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딩 금융그룹을 향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 그룹마다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나선 만큼 그룹 지주 간 각축전이 더욱 확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3분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켜낸
KB금융(105560)그룹은 디지털 부문과 계열사 시너지 제고를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KB금융은 올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특정상품에 대한 편중도를 완화해 이익 변동성을 관리하는 한편 투자은행(IB)부문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수수료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종규 KB금융회장은 지난 4일 미국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그룹 전략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도 독려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KB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선포하고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디지털 관련 투자를 2조원까지 확대하고 디지털 인재 4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신한지주(055550)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신한지주는 지난 9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아시아신탁 지분 100%를 전량 인수하는 방안도 의결했다.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아시아신탁은 오렌지라이프에 이어 신한지주의 15번째 자회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한지주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바탕으로 ‘하나의 신한(One Shinhan)’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역시 아시아신탁 주식매매계약 (SPA) 체결 이후 “그룹 글로벌투자은행(GIB)·글로벌마켓증권(GMS)·자산관리(WM) 사업 부문과의 협업을 극대화해 ‘역시 신한이 하면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객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프로세스 혁신 동력 강화를 위해선 그룹의 관계사인 KEB하나은행에 디지털 전환 특임조직과 데이터전략부를 신설했다.
또 자산관리 서비스의 전문화 및 대중화를 위해 자산관리(WM)부문을 기존 사업단에서 웰리빙그룹으로 격상시켰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30일 그룹 통합데이터센터에 참석해 “미래의 하나금융은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돼야 한다”며 새로운 추진 전략으로 ▲생활금융플랫폼 (Life Platform) 역할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부문 디지털 강화 ▲디지털 채널 비중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 농협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9일 농협금융은 베트남 최대 국유은행인 아그리뱅크와 협력사업 다각화와 실행 계획을 논의했다.
농협금융은 아그리뱅크와 보험, 증권 등 모든 금융 분야에서 공동 사업과 전략적 제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경영체질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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